​코스닥 올해 수익률, 주요국 증시 중 '최고'

2020-06-12 06:00
코스닥 수익률 13.3% 미국 나스닥보다 높아…코스피 –0.1%
유동성 장세·공매도 금지 주가 상승 이끌어…"과열 양상"

[그래픽=아주경제]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급락한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가운데 코스닥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올해 들어 13.3% 상승했다. 지난해 말 669.83에서 지난 10일 758.62로 88.79포인트 올랐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대표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코스닥에 이어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11.7%로 2위를 차지했고 아르헨티나(MERVAL)가 11.5%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는 중국 선전거래소의 대표 지수인 선전종합지수(8.8%)에 이은 -0.1%로, 다섯째로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대표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1.3%)보다 높은 수치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2.2%, -3.5%로 코스피보다 낮았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5.4%, 유럽 유로스톡스(Eurostoxx)50 지수는 -12.1%로 이보다 더 낮았다.

업계에서는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코스닥과 코스피가 주요국 증시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로 대표되는 유동성의 힘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개인이나 외국인보다 개인의 수급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총 6조691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3조6378억원)과 외국인(1조7501억원)이 순매도한 금액을 모두 받아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개인은 26조358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3조3629억원, 기관은 5조753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16일부터 한시적으로 6개월간 시행 중인 공매도 금지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인한 코스피 부양 효과가 9%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시기에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됐다"며 "과거 해제 후 주가수익비율(PER)이 9%가량 하락했는데 이를 현재로 적용하면 코스피가 2000포인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세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PER은 25.16배, 코스닥은 60.76배까지 치솟았다. 코스피의 경우 2002년 7월 18일 25.31배 이후 약 18년 만에 최고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실적 등 경제는 급격하게 타격을 받았지만 오히려 주가는 급등하는 모습으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