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 살포는 선전포고, 악몽 같은 시간 될 것"…文 정부 비난수위 높인 北

2020-06-11 09:34
노동신문 논설 "파국적 사태의 대가를 처절하게 치르게 될 것"
文 대통령 향한 비난도…"사람다워 보였는데 선임자보다 더해"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계기로 지속된 북한의 대남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논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악몽 같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독설을 날렸다.

신문은 “지금 적들이 표면상으로는 마치 아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듯이 철면피하게 놀아대고 있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하루 한시도 우리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흉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분명 북·남 관계를 깨뜨리려고 작심하고 덤벼드는 우리에 대한 도전이고 선전포고나 같다”며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강하게 드러냈다.

신문은 “후에 판이 어떻게 되는지 간에, 북·남 관계가 총파산된다 해도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응당한 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인민의 철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악의 소굴을 쓸어버릴 거세찬 분노의 파도’라는 정세론 해설에서도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감싸지 말아야 하며, 파국적 사태의 대가를 처절하게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인민의 분노는 하늘에 닳고, 참을성은 한계를 넘어섰다”며 “최고존엄을 지키기 위해 설사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한 사람같이 일떠서는 것이 우리 인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고존엄과 사회주의 제도를 어찌해 보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어디에 숨든 모조리 적발해 무자비한 징벌을 안길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신문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신문은 “민족 분열의 장벽을 허물고 자주통일의 새 국면을 열기 위해 우리 당과 정부가 애국애족의 선의를 베풀었다”며 “선의와 아량에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선의에 적의로 대답해 나서는 남조선 당국자들이야말로 인간의 초보적인 양심과 의리마저 상실한 비열한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북한 선전매체의 대남 비난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리영철 평양시인민위원회 부원은 ‘통일의 메아리’를 통해 “평양과 백두산에 두 손을 높이 들고 무엇을 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할 때는 그래도 사람다워 보였고 촛불 민심의 덕으로 집권했다니 그래도 이전 당국자와는 좀 다르겠거니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오히려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통일선전부 산하의 조국통일연구원 한성일 실장 역시 해당 매체에 “(한국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묵인은) 한마디로 북·남 관계가 다 깨져도 좋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남조선 당국은 이제부터 가장 고통스럽고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간부들과 여맹원들의 대북전단 살포 항의 군중집회를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