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특수부 ‘막내’와 ‘특수부의 전설’...이복현 부장검사 vs 최재경 前대검 중수부장

2020-06-09 06:03

검찰 특수부의 ‘전설’로 불리는 최재경 전 검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패’로 나선 것으로 알려져면서, 특수통 선후배 검사 간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58·사법연수원 17기)은 지난 3월 삼성전자의 법률고문으로 위촉됐다. 역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이 높은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56·연수원21기)와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54·22기), 최윤수(53·22기) 전 국정원 제2차장 등은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검사장이나 이 전 검사장 역시 현직 시절 동기들 사이에서 선두를 다투던 엘리트였다는 점에서 ‘어벤저스급’ 변호인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 전 검사장은 삼성전자에 상근하지는 않지만 이들 ‘변호인단 어벤저스’를 지휘해 이 부회장을 방어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검사장은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서울고검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과 함께 검찰 특수통의 전성기를 연 인물로 꼽힌다. 홍만표 전 검사장과 김경수 전 부산고검장 등과 함께 ‘17기 특수통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김경수 전 고검장과는 번갈아 대검 중수부장 직을 맡으며 대검 중앙수사부의 마지막을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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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검찰총장 시절에는 채동욱 당시 대검 차장검사와 함께 ‘총장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항명사태인 ‘검란’을 주도했다가 인천지검장으로 좌천됐다. 인천지검장 시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유병언씨 체포작전을 주도했다가 유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결국 검찰을 떠나게 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민정수석으로 임명돼 박 전 대통령의 방패역할을 맡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퇴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3월 삼성 법률고문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맞상대가 될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수사부장(48·32기)은 그에 비하면 한참 후배다.

이 부장검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인 지난 199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바도 있어 대기업 관련 수사에 빠지지 않고 투입됐다. ‘재계 저승사자’라는 점에서는 최 전 검사장과 비슷한 경력을 쌓은 셈

최 검사장과는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때 같은 수사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당시 최 전 검사장은 대검 중수1과장(부장검사급)이었고 이 부장검사는 대검 연구관(평검사)였다.

박영수-채동욱-최재경으로 이어지던 특수통 검사의 ‘족보’는 이후 윤석열-윤대진-한동훈으로 이어지는데, 이 부장검사는 ‘윤석열 라인’과 국정원 댓글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 무렵부터 이 부장검사는 삼성의 승계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세대차는 상당히 벌어지는 관계지만 ‘특수통’ 선·후배가 맞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이 부장검사가 재벌수사로 이름을 높였던 만큼 최 전 검사장과 이 부장검사는 적지않게 ‘닮은 꼴’이라고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