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위기 경고하는 자본가들] ②흑인 사망 사건도 불평등 바로잡는 촉매제 될 수 있어

2020-06-09 08:01
코로나19 사태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까지...엎친데 덮친 美
인종 차별 넘어 소득, 교육, 기회 등 다양한 형태의 불평등 바로잡을 기회

코로나19 사태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불평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이 촉발한 흑인 사망 사건은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켜켜이 쌓여 폭발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사태가 소득, 교육, 기회 등 다양한 형태의 불평등을 바로잡을 기회라고 강조한 자본가들은 흑인 사망 시위도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자본가들이 흑인 사망 시위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 사회의 고질병인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위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정의 없이 평화 없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른 사건들과 함께 비극적이며 마음이 아픈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이먼은 "우리는 보고 있고 듣고 있으며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하든지 인종주의와 차별에 대항해 싸울 것을 약속한다는 점을 알려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의 마크 메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플로이드의 죽음을 추모하며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흑인이기도 한 메이슨 CFO는 플로이드가 사망 전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는 말을 열 번 이상 반복한 점과 백인 경찰이 그의 목을 무릎으로 8분 46초간 누르며 과잉진압에 나선 점, 3명의 다른 경찰이 별다른 제재 없이 지켜보기만 한 점 등 당시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하며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메이슨은 인종주의가 계속해서 커다란 고통과 미국 사회 추악함의 뿌리에 있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사실로 남아있는 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의 이상을 달성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아울러 미국 사회에 만연한 흑백 경제 불평등은 숫자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피터 G 피터슨 재단과 함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전후인 지난달 20~26일간 미국 전역 1000여명의 흑인과 백인 유권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가 백인보다 흑인 가정에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안겨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흑인 가운데 74%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손실이 있다"고 답한 반면, 같은 답을 한 백인 응답자는 58%에 불과했다. 또한 백인보다 흑인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하거나 일시 해고당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백인은 19%인 반면, 흑인은 25%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인한 경제 봉쇄 조치로 백인보다 흑인이 더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