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상, "WTO에서 결국 결론 안날 것"...제소 무용론

2020-06-04 14:36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재차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데 대해 "결국 결론은 나지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소 무용론을 제기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3일 밤 산케이 계열인 BC후지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WTO의 상급위원회가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결론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있다"며 우리 정부의 의도에 의문을 표했다.
 

[사진=AP·연합뉴스]



모테기 외무상이 말한 상급위원회는 WTO의 상소기구로, WTO 분쟁 해결 절차의 2심을 담당하는 곳이다. 1심 격인 소위원회의 판단을 분쟁 당사자들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상급위원회에 상소한다. 그러나 WTO 상소기구는 7명 위원 가운데 6명이 공석이며, 신임 위원 선출 문제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WTO에 제소해도 법적 구속력을 갖춘 최종 판단을 얻지 못한다는 게 모테기 외무상의 주장인 셈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앞서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도 우리 정부의 결정에 대해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우리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 강화 명분으로 내세운 사항을 모두 개선했다며 수출규제를 완화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답변 시한을 지난달 31일까지로 제시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끝까지 '무시 전략'으로 대응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아베 내각이 수출규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 지난 2일 일본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