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다…보건복지부도 조직개편

2020-06-03 10:24
감염병 콘트롤타워 기능 부여…독립적 예산·인사·권한 행사 가능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도 생겨
보건복지부 보건전담 2차관 신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가 기존의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서 독립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한다. 질병관리청은 권역별로 질병대응센터를 두고 전국적으로 감염병 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코로나19를 포함한 포괄적 감염병 대응 강화가 목적이다. 또 보건복지부에는 보건 분야 차관을 신설해 복지 분야와 이원화하는 복수차관제를 도입한다.

행정안전부는 3일 이러한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 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예산·인사·조직 관련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보건복지부 산하 차관급 기관으로 있어 감염병 확산 등의 상황에서 역학조사 같은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의 대응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을 계기로 2004년 1월 국립보건원 조직이 확대 개편되면서 만들어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6년 1월 차관급으로 격상됐으나 독자적인 예산권과 인사권이 없어 감염병 연구와 전문인력 확충 등에 어려움도 있었다.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 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감염병 콘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전망이다. 감염병 관련 정책 수립 및 집행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수행하는 질병관리 관련 각종 조사·연구·사업도 질병관리청이 고유 권한을 갖고 추진하게 된다.

또 감염병과 각종 질병의 방역·조사·검역 등의 업무를 질병관리청이 전담하게 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도 가능해진다. 그간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2단계에서 이뤄지던 의사결정 절차가 질병관리청 1단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아래 지방조직으로는 권역별로 ‘질병대응센터’(가칭)가 설치된다. 질병대응센터는 지역 단위로 현장 역학조사와 질병 조사·분석 등을 수행하면서 일선에서 지역사회 방역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시·군·구 보건소 등 지방자치단체 기능 강화 방안과 함께 추진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질병관리청 승격을 통해 감염병 관련 정책 결정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의사결정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질본의 청 승격과 함께 보건복지부 조직도 개편된다. 차관 직위 1개를 추가해 복지와 보건 분야에 1명씩 모두 2명의 차관을 두는 복수차관제가 핵심이다. 1차관은 기획조정과 복지 분야를 담당하고 신설되는 2차관은 보건 분야를 맡는다.

동시에 현재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도 확대해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신설한다. 감염병 감시부터 치료제·백신 개발 및 상용화까지 전 과정에 걸친 대응 체계를 구축해 국가 차원의 감염병 연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입법 절차를 신속히 완료할 계획이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개정안이 조속히 심의·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