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도 함께... SK증권, 홀로서기에도 SK그룹과 '굳건한 관계'
2020-06-02 05:00
SK증권이 SK그룹에서 분리된 지 햇수로 2년이 지났지만, SK그룹의 SK증권 지원사격은 계속되고 있다. 2018년 말 계열 분리 이후에도 각종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채권발행시장(DCM) 수익을 챙겨주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지난달 말 공모채의 수요예측을 했다. 모집액 2000억원으로, SK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대표 주관을 맡았다. SK하이닉스의 회사채 공모는 벌써 두 번째로, 지난 2월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했다. 이때도 SK증권은 NH투자증권, KB증권과 발행 주관을 맡았다.
SK증권의 SK그룹사 대상 회사채 발행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5월 SKC를 비롯해 올해 초 SK텔레콤 역시 SK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지난해 SK그룹의 일반 회사채 인수 비율도 전체금액의 37%를 차지하며 대형 증권사를 2, 3배 앞질렀다. 지난해 SK증권이 SK그룹 회사채 시장 중 3조2000억원을 인수했다. SK케미칼, SK실트론, SKC,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종합화학 등 모든 계열사 화사채 발행을 독식했다. 다른 대형사 중에서도 1조원 이상 인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이 다른 기업에 인수됐다면 SK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이렇게 많은 금액을 인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SK바이오팜 상장 인수단으로서 156만6265주를 인수하는데, 전체 공모 물량의 8.0%로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인수물량(26%)의 3분의1에 이른다. SK증권의 인수단 합류 수수료는 약 4억5000만원에서 6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다만 수수료뿐만 아니라 빅딜에 참여한 트랙레코드와 이를 바탕으로 주식발행시장(ECM) 분야를 강화하는 데 의미가 더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당분간 SK증권과 SK그룹과의 동행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 말 상표권 사용 계약이 만료되는데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