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 전 비서실장 등 9명 기소
2020-05-28 16:47
검찰이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을 재판에 넘겼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은 28일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73)과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71), 현기환 전 정무수석(61) 등 9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번 기소 대상에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진철 전 인사수석,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도 포함됐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청와대 행적조사 안건 의결에 대응해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시키고,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는 등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공무원 12명 전원의 파견을 막는 등 10개 부처 공무원 17명을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또 이 전 실장은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파견공무원 복귀와 예산 미집행 등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 이 전 실장 등은 행적조사에 대한 항의로 여당 추천 위원인 이헌 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사퇴를 추진한 혐의도 있다.
이 전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청와대 해수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직권면직 방안을 검토하게 하는 등 '부위원장 교체방안'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실제로 현기환 전 수석은 이 전 부위원장에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자리를 제안하고, 이 전 부위원장은 2016년 사직 의사를 밝힌 뒤 이사장직에 취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 전 부위원장은 2015년 1월 특조위 설립준비단을 부위원장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김 전 장관과 함께 특조위 파견 해수부 공무원을 복귀하게 하는 등 특조위 설립 준비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은 이미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한편 특수단은 출범 100일째인 지난 2월 18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55) 등 해경 관계자 11명을 구조 소홀 관련 혐의로 불구속기소한 바 있다.
특수단은 나머지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며, 옛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일명 특조위 2기)에서 발표한 헬기 이송 의혹과 CCTV 조작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