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대한항공에 “자구노력으로 내년 말까지 2조 자본확충해야”

2020-05-28 09:13

대한항공 채권단이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자구노력으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최근 대한항공이 마련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토대로 특별 약정을 맺었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지난 26일 각각 내부 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 지원 안건을 승인했다.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영구채 전환 3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약 6대4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대한항공의 자본 확충을 지원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이 내년 말까지 유상증자로 1조원,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으로 1조원 등 총 2조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은행 차입금·금융 리스·회사채·ABS)은 3조3020억원이다.

올해 조기 상환권의 최초 행사 기간을 맞는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7011억원이다. 조기 상환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은 약 4조원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현금성 자산(1조1000억원)과 유상증자 납입대금 등을 활용해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채권단이 1조2000억원 자금 지원에 더해 회사채 차환 지원 방안을 발표한 만큼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음 달 22일 최초 중도 상환일이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 2100억원은 산은과 수은을 상대로 발행하는 3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를 통해 해결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영구채 발행 1년 후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며 채권단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대한항공 지분 16.37%(1570만6000주)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 지분은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3월 말 기준으로 29.96%(특별관계자 포함 시 33.3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9.98%를 갖고 있다.

채권단이 전환사채 전환권을 행사하면 보통주 신주가 발행되기 때문에 한진칼의 지분율은 하락한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대한항공에 대해 1조2천억원을 지원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한 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기장에 비행기가 세워져 있다. 2020.5.26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