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내년 전기차 출시 앞두고 정부 지원금 '촉각'

2020-05-25 16:58

쌍용자동차가 내년 1분기로 계획했던 코란도 플랫폼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앞두고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당초 2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면서 신차 출시 일정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쌍용차 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도 경영난을 겪으면서다.

당초 쌍용차는 올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고 내년엔 준중형 전기 SUV(프로젝트명 J100)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쌍용차가 준비 중인 전기차는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e-SIV'를 바탕으로 한다. 쌍용차는 LG화학과 마힌드라와의 협업을 통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최대한 늘린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기반 전기차는 쌍용차, 마힌드라 일렉트릭, LG화학이 협업 중이며 내년 초 출시 계획과 관련한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마힌드라가 계획했던 금액보다 2000억원이 적은 400억원만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협업에도 균열이 생겼다. 특히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 전기차는 물론 신차 계획도 백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는 2540억원이며 내년까지는 3900억원이다. 쌍용차는 비상경영을 단행해 임금삭감 및 복지 축소, 부산물류센터 매각 등 고강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2000억원 규모의 정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여부가 쌍용차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부의 지원 없이 자구책만으로는 회생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 항공·해운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인 이상이라는 지원 요건 중 장ㆍ단기 차입금에 리스 부채 등을 포함한 총차입금이 기준에 충족돼야 한다.

정부는 쌍용차의 경영난 정도와 투자금 지원시 회생 가능성, 자구책의 구체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핵심기술 보호, 산업생태계 유지, 국민경제, 고용안정 및 국가안보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라면 시행령의 업종규정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쌍용차가 흔들릴 경우 협력업체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 신중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고용 규모가 5000명을 넘어 이번 위기를 넘지 못하면 심각한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이라며 "다만 자금투입 이후 회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란도 플랫폼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사진 = 쌍용자동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