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데이터시장 선점경쟁] 실리콘밸리 출신들이 '뱅샐' 주목하는 까닭

2020-05-25 08:30
CTO 포함 실리콘밸리서 3명 영입 성공

자산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인재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핀테크 회사로 떠올랐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이니스트는 김태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페이스북 출신의 천인우 리더, 에어비앤비 출신의 이민용 리더 등 지난해 6월부터 1년도 안 돼 실리콘밸리 인력 3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모두 사내 테크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

P2P회사 대표 등 실리콘밸리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는 찾을 수 있지만, 스타트업 일원으로 영입한 전례는 흔치 않다.

마이데이터를 필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 활용에 대한 중요도가 부각된 가운데, 한국 정부가 데이터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데이터 시장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해외로 진출한 인재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며 두각을 나타낸 레이니스트 역시 이 같은 경우다. 페이스북에서 제품 개발 엔지니어로 데이터 관련 부서에서 일하다 지난해 12월 레이니스트에 합류한 천인우 리더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데이터 산업이 성장하려면 데이터가 모으기 쉬운 형태로 잘 정리돼 있어야 한다"며 "일례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신용카드 사용률이 굉장히 높은데, 이 같은 기반에 기술만 잘 얹으면 데이터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데이터부문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기존의 금융권에서도 찾기 어렵다. 은행들이 데이터 역량 고도화에 힘쓰고 있지만, '기수 문화'가 강한 탓에 외부 인재 영입은 보통 임원 급에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은 조직이 유연해 인재 영입에 활발하다. 천 리더는 "실리콘밸리의 개발직군에 종사하는 인력이 올 수 있는 환경"이라며 "레이니스트가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이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 그들이 보유한 철학을 한국 시장에 맞게 가장 유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레이니스트에 입사한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서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