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구 면역도 조사 곧 시작…방역당국 “항체형성률 높지 않을 것”
2020-05-21 21:28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국내 면역률이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가 곧 인구면역도 조사에 나선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조사에서 항체 형성률이 높아야 20%인 것을 봐서는 국내 항체 형성률이 높을 것 같지 않다”며 “높은 형성률이 아니라면 기존의 방역수준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조만간 코로나19 국내 전파 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인구면역도 조사를 시작한다.
매년 실시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전국에서 7000명의 혈액을 확보하고, 이와 별도로 코로나19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1000명을 조사한다.
이 조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회복한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보통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된다.
항체 형성률이 매우 높으면 인구가 집단적 면역을 획득한 것으로 보고 방역수준을 완화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전국적인 대유행이 없었고 강도 높은 확진‧접촉자 격리가 시행됐기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집단면역이란 한 집단에서 일정 비율 이상이 감염병에 걸리면 집단 전체가 감염병에 저항력을 갖게 된다는 개념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지난달 실시한 무작위 검사 결과 주 전체의 항체 형성률이 13.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고, 뉴욕시만 보면 그 비율이 21.2%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뉴욕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스페인의 항체 형성률은 고작 5%에 불과했다. 마드리드 등 피해가 컸던 지역도 11∼14% 정도였다.
권 부본부장은 이런 사례를 들면서 “집단면역은 이론일 뿐 현실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면서 “지역사회가 인구의 50∼60%가 감염병에 걸리게끔 놔두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