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한 진술 수정하고 싶다"... 또 뒤집힌 증언
2020-05-21 16:46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법정에 왔다. 검찰 조사 때는 조민이 서류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서 1단계 평가에서 유리했던 것 같다고 진술했는데, 이번에 다시 서류를 찾아보니, 조민 점수가 1단계 합격자 136명 중 108등에 해당한 것을 알았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대 의전원 신모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당시 교무부학장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합격권 학생들 사이에서 교과 성적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정 교수가 이른바 딸의 '스펙'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대 의전원 1차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는 것.
이에 검찰은 당시 조씨가 제출한 서류 자체가 '허위'라는 점을 전제로 두고 신 교수에게 질문했다.
검찰은 "허위 문서가 아니라 믿고 평가해 준 것이 맞느냐" "서류 진실성, 제출 여부를 신뢰해 얻는 점수, 위조나 허위가 발견되면 점수 자체가 안 나오는 게 맞는가" 등을 질문했다.
이같은 질문이 반복되자 증인으로 나온 신 교수는 "(검찰이) 가정을 전제로 질문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 당시 "조민이 1단계 통과한 건 서류심사(비교과 영역)에서 점수를 잘 받아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진술한 건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제출서류를 토대로 비교과 성취업적을 A~C로 나누었을 때 조씨는 최하점인 C등급으로 분류됐다. 이에 신 교수는 변호인 신문에서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법정에 왔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검찰 조사 당시에도 "무조건 (비교과 사항) 양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헌혈을 엄청 많이 하고 증서를 냈거나, 같은 곳에서 너무 많이 한 봉사활동 등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해내기 상당히 어려운 내용이 많으면 진위 여부에 대해 의심이 들기 때문에 점수를 많이 받기 어렵다는 말을 한 것. 사실상 신 교수의 증언을 통해 인턴증명 등 비교과 사항이 입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재판부는 신 교수에게 '조씨가 1차 전형을 통과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검토해 환산해 본 적 있는지' 여부를 물었지만 신 교수는 "재판을 대비해서 봤을 때 서류심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지 개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 말미 신 교수는 "검찰 진술에서 대부분 기억나는 대로 사실대로 말씀드렸지만, 몇 부분은 신문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자료를 찾은 부분이다. 오늘 말씀드린게 최종 의견이란 것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