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박소연 재판서 모든 혐의 부인…"인도적인 동물 안락사"

2020-05-21 13:56

구조된 반려동물들을 몰래 안락사시킨 혐의로 기소된 동물권 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전 대표가 재판에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살아남기 어려운 반려동물만 안락사를 시켰을 뿐이며 나머지 혐의는 모두 엉터리라는 것.

박 전 대표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장영채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동물보호법 위반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건조물 침입, 절도, 업무방해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개별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까지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표는 재판 전 법정에서 관계자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보도자료에서 "동물을 이용하고 도살하는 인간 중심 사회에서 도살되는 동물을 최대한 구조하고 그 10%를 인도적으로 고통 없이 안락사시키는 것이 동물 학대인가?"라며 무죄라고 주장했다.

또 "케어는 일반 가정에서 보살핌받는 동물들을 안락사시킨 것이 아니다. 방치해왔던, 포기해왔던 동물들을 구조했던 초심을 잃지 않은 동물단체였다"고 주장했다.

앞선 공판에 건강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한 박 전 대표는 "동물구조 과정에서 큰 사고를 당해 무릎을 다치고 수술받은 뒤 치료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며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출석하면 의도적으로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같은 선입견을 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변호인 없이 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인들은 최근 모두 사임했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2015∼2018년 동물보호소에 공간을 확보하고 동물 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물 98마리를 안락사시켰다고 보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말복을 하루 앞둔 2018년 8월 15일 새벽 다른 사람 소유 사육장 2곳에 무단으로 들어가 개 5마리(시가 130만원 상당)를 몰래 가져나온 혐의(건조물 침입·절도)도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5일 공판을 열어 박 전 대표를 고발한 동물보호 활동가 박희태 씨와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구조동물을 안락사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동물권 단체 '케어'의 박소연 전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