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항공, 해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하기로 했다.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인 기업이 대상으로 자금 집행은 6월로 예상된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겸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확정했다.

기안기금 지원 업종은 항공업과 해운업 그 밖에 금융위원회가 기금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업종이다. 항공업과 해운업을 제외한 기업은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 지정한다. 지원대상 기업이 되려면 총차입금이 5000억원이 넘고 근로자수가 300인 이상이어야 한다.

지원 여부는 요건충족 기업에 대해 주채권은행 의견수렴, 산업은행 심사를 거쳐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지원을 결정한다.

지원 규모는 원칙적으로 코로나19로 감소한 예상 매출 흐름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경영상 필요자금 규모를 산출해 해당 수준만큼 지원한다. 원칙적으로 기존 차입금 상환 목적의 소요자금은 자금지원 규모 산정 시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차입조건 변경에도 불구하고 기존 차입금 상환이 불가한 경우로서, 기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고용안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예외적으로 포함하기로 했다.

지원 방식은 기업 여건을 고려해 유동성 지원, 자본력 보강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대출금리는 시중금리+@ 수준으로 설정하며 주식연계증권 인수는 지원총액의 최소 10%는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 관련 사채의 인수 형태로 지원한다. 이밖에 기업 자금 수요에 맞춰 자본력 보강, 자산매수, 채무보증 등 경영상 어려움 극복에 적합한 지원방식을 활용한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재원은 기금채권 발행을 통해 조성한다. 기금채권은 40조원 한도 내에서 지원자금 소요, 채권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순차 발행한다. 기금설립 직후, 지원자금 확보를 위해 일정 규모 채권은 선 발행한다.

이번 지원은 국가보증이 수반되는 만큼 고용안정 유지, 정상화 이익 공유, 주주‧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차단 등을 위한 조건이 부과된다.

고용 유지는 올해 1월 기준 근로자 수를 최대한 유지하되, 최소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기금지원 개시일부터 6개월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준수 여부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확인을 통해 점검한다. 기업은 고용유지를 위한 노사의 노력 사항을 산업은행에 제출(고용노동부와 공유)하며 필요시 산업은행이 고용노동부 협조를 받아 확인한다.

이익공유 장치도 마련됐다. 총 지원금액의 최소 10%는 주식연계증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취득 형태로 지원되며 주식연계증권의 구체적 조건은 별도 심사·승인 후 약정한다.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금지원 기간에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이 금지되고 자금지원 기간에 자사주 매입도 금지된다. 작년 연봉 2억원 이상 임직원의 경우, 자금지원 기간동안 연봉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자금지원 기간 지원금이 모회사와 계열사 지원에 우회 활용되는 것이 금지된다.

자금 집행은 기금운용심의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심의회는 금융·경제 또는 산업에 관한 경험·지식이 풍부한 위원으로 구성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기금 관리·운용 정책, 자금지원과 지원조건 부과 등 기금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한다. 적극적인 운용을 유도하기 위해 기금관리와 운용 시 고의, 중대한 과실을 제외하고 면책된다.

효율적인 기금 자금지원 및 집행을 위해 산업은행-민간은행 간의 협업체계도 구축한다. 민간은행이 주채권은행이면 기금 지원자금으로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유도하거나 기존 대출금의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행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된 운용방안을 기준으로 5월 말 제1차 기금운용심의회를 개최하고 6월 초 기간산업안정 기금채권 발행해 자금지원은 6월 중 실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