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쇼크 ④ 또다시 집단감염...관광산업, 여전히 '안갯속?'
2020-05-21 08:00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가 거세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국내외 여행수요는 뚝 끊겼고,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대표 여행사로 손꼽히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참담했다.
중소업체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실제 올해 1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283개 여행사가 폐업 수순을 밟았다.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사도 5500여곳을 넘겼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비교하면 약 20배 많다. 신청업체 중 지원을 다 받을 수도 없지만, 받는다고 해도 문제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기 시작했고, 4월 말일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진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국내 여행수요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완화하면서 국내여행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로 여행시장에는 다시금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는 당초 5월 말일께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던 '2020 봄 여행주간'을 6월 중순께로 연기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여행 관련 프로모션 등을 준비 중이었지만,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를 기점으로 해외여행 수요까지 서서히 회복할 것이란 마음으로 힘든 나날을 버텼던 업계의 기대는 이번 이태원 쇼크로 확 꺾였다. 당장 5월 말 국내 관광상품 개발에 차질을 겪는 업체도 생겨났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행객을 모객해도 되는 건가 싶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에 빗장을 걸었던 유럽 국경이 문을 열 방침을 속속 밝혔지만 이 역시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태원 사태와는 별개로 내국인의 해외여행 심리가 다소 회복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업계에선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이다.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성급한 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B 여행사 관계자는 "하늘길이 열려도 섣불리 여행을 떠났다가 감염될 수도 있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로 돌아오면 2주 자가격리해야 하는데 쉽게 갈 마음을 먹겠냐"며 "백신이 완전히 나오지 않는 한 여행수요가 쉽게 회복되길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