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KBS·MBC 사장 5·18 기념식 참석, 용서·화해 의미”

2020-05-19 16:37
남아공 진실화해委 모델…“공소시효 문젠 국회 몫”

청와대가 5·18 민주화운동 제40주년 기념식에 양승동 KBS 사장과 박성제 MBC 사장이 참석한 것에 대해 “5·18 단체가 초청한 것”이라며 “용서와 화해의 의미가 있다”고 19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5·18 기념식에 KBS, MBC 사장이 와서 헌화와 분향을 했다”면서 “두 분이 주요 방송사라서 초청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방송사는 지난 1980년 5월 당시 정부의 보도통제로 광주의 참혹한 실상을 담지 않아 광주 시민들로 부터 ‘왜곡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KBS와 MBC 사장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KBS는 뉴스 시간에 당시 상황을 방송 하면서 왜곡 보도를 사과를 했다”면서 “이것이 하나의 작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진실고백과 화해의 수순 아니겠느냐”고 부연했다.

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강조한 진실 고백과 화해, 용서 프로세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 모델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의 진실화해위는 1995년 12월부터 1998년 7월까지 1960년대부터 자행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따른 국가 범죄 및 인권 침해를 조사한 기구다.

남아공의 진실화해위는 7512명에 대해 조사했고, 이 중 상당수가 처벌을 받았다. 반면, 조사 대상자 중 849명이 사면을 받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공소시효 배제와 사면이 5·18 사건과도 연관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공소시효 배제와 관련해서 소개 말씀 외에 (대통령의) 다른 말씀은 없었고 국회가 논의해야 할 몫”이라며 “무엇보다 가해자가 지금 보이고 있는 태도가 진실을 고백할 자세가 돼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에 진실 고백 이후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실을 고백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그다음에 역사 왜곡 음해가 일부에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5.18 역사 왜곡과 관련한 법률 제정 후 같이 병행해서 검토해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서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며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