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버리고 채권·실물로 포트폴리오 재편한 미래에셋운용

2020-05-20 06:00
주식형 공모펀드 1조 이상 줄고 채권형은 1조 이상 늘어나
타깃데이트펀드 설정액 1조 이상 늘면서 혼합자산 비중도 '쑥'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모 펀드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은 줄이고 채권, 혼합자산, 부동산 등의 비중은 늘리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보다는 여러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는 게 수익률 면에서 좋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에 주식형 중심이던 운용사들도 향후 부동산, 혼합자산 등 새로운 대체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공모펀드 규모는 11조5938억원 수준이다. 1년 전 12조8993억원에 비하면 1조3000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다만 채권형은 1조 이상 늘었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5월 5조1128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6조2683억원으로 1조 이상 상승했다.

특히 공모형 혼합자산펀드의 증가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5월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혼합자산펀드는 6984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15일 기준 1조6684억원으로 약 1조원 늘었다. 혼합자산펀드란 채권, 주식, 부동산, 특별자산형 펀드 아닌 펀드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어떤 자산에 대해 최소 투자비율을 적용받지 않는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TDF) 설정액이 혼합자산으로 분류됐다. TDF란 통상 투자자가 은퇴 자금 마련 등 특정 시점을 목표로 운용 기간 동안 자동으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으로 구성되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배분TDF는 부동산과 인프라, 주식, 채권 등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돼 혼합자산펀드로 분류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TDF의 설정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존 설정액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며 "기존 혼합자산 설정액은 사모펀드 재간접 펀드가 주를 이뤘지만, TDF 출시로 1조 가까운 자금이 새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공모형 펀드뿐만 아니라 사모형 펀드에서도 운용 흐름의 변화가 있었다. 채권과 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이 1년 새 크게 늘었다. 사모형 채권펀드는 지난해 5월 15일 기준 3조8021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4조5697억원으로 약 7600억원 늘어났다. 특별자산펀드 역시 3조8637억원에서 4조6755억원으로 1년 새 8000억원가량 늘었다.

최근 펀드 운용 흐름을 보면, 자산운용사의 기존 먹거리인 주식형 펀드 비중을 줄이고 채권과 특별자산, 혼합자산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시장이 불확실해지면서 주식보다는 여러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는 게 수익률 면에서 좋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식과 같은 전통자산에 관심이 많았다면 최근은 국내외 부동산을 비롯해 원자재, 헤지펀드, 인프라 등 다양한 투자법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코로나 사태나, 그 전의 미·중 무역갈등 등을 겪으면서 주식보다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 하는 게 트렌드가 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1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설정액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공모형 펀드 경우 전체 설정액이 30조3979억원으로 최근 1년간 3조1397억원 줄었고, 사모형은 총 44조4797억원으로 1010억원 줄어들었다. 이에 미래에셋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ETF 자산 총액이 줄면서, 이게 전체 설정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