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조서 문학'의 작가"...검찰 출신 변호사, SNS 통해 직격탄

2020-05-18 15:15
검찰 출신 이연주 변호사 "강요하고 협박해 자신들의 그림에 조서를 끼워맞춘다"

검찰은 '조서 문학의 작가'라고 검찰 출신 변호사가 SNS를 통해 검찰을 정면 비판했다.  또 "검찰의 현재 사건들은 언제나 과거의 사건들을 닮아 있다"며 검찰이 전혀 반성이나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이연주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록 속에 지어 올린 세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피의자를 협박해 진술을 강요하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큰 그림에 맞춰 조서를 작성하는 수사 방식'을 버리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에서 주임검사를 맡았다가 최근 사표를 낸 이광석 검사를 향해서도 "자기들이 지어 올린 세상이 잘 안 먹히면 법정에서 소동도 피우고 또 그러다가 도망가기도 하고 그런 것"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2007년 '제이유 그룹 사건'을 담당한 백용하 검사를 예로 들면서 검찰이 피의자를 모욕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백 검사는 "피의자를 불러놓고 언제나 그 면전에서 손톱을 깎았다"면서 손톱조각이 피의자의 얼굴에 튀도록 해 분노와 수치심에 사로잡히게 했다.

또 고 안상영 부산시장처럼 "일부러 피조사자를 아주 추운 날 불러 좁고 추운 대기실에 오래 기다리게 한 뒤 (조사 없이)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공개했다. 

안상영 전 부산시장은 지난 2004년 수뢰죄 혐의를 조사받던 중 교도소에서 자살했다. 당시, 검찰은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안 시장을 서울구치소로 이감시킨 뒤 조사 없이 부산으로 돌려보냈다.

이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호송하는 내내 수갑을 채우고 포승줄로 묶어 놓았으며, 화장실도 못 가게 해 교도관이 깡통으로 오줌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의 이러한 수사 방식에 대해 "이게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검사실 철제 의자에 앉은 것만으로 기가 죽어 있던 터에 사람이 더 작아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두 번째로는 "수사에 협조 안 할 경우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협박(을 한다)"며 "백 검사는 추가 기소, 세무조사 의뢰 등을 가지고 (피조사자를) 협박했다"고 밝혔다.

2007년 당시 백 검사는 피의자 김씨에게 "거짓말을 하고, 법원에 가서도 거짓말하세요", "내 스토리는 딱 그 스토리지.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되고, 이해도 딱 가고 아주 명쾌해", "이OO은 뭐 형사처벌까지 가기 바라지도 않고 옷만 벗기면 돼", "괜히 무슨 뭐 검사가 진술을 강요했네,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등 아예 대놓고 피조사자에게 진술을 강요했음에도 고작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검사들이 "안심하고 '조서 문학'의 작가가 될 수 있는 배경은 봐주기 감찰 때문"이라며 검찰 내부에서 통제시스템이 이미 마비됐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 수사 뉴 패러다임 구축방안'에 대해서도 "진심이었다면 한명숙 전 총리의 2009년 수뢰죄, 2012년 정치자금법위반 기소나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이모 기자의 스캔들은 없었을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개혁시늉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히 최근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가 냉골인 대기실에 하루 종일 대기하거나 얼굴에 손톱 조각을 띡띡 맞으면서 조사를 받고 혐의가 확인되면 교도소로 가면 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이에 대해 대구지검 진혜원 검사는 “검찰 수뇌부가 '백 검사 녹취록 사건'을 덮기 위해 치료 중이던 제 얘기를 언론에 흘려서 '뇌OO 여OO'라고 공중파에까지 보도되게 한 일이 있다"며 이 변호사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사진=이연주 변호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