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징계된 경찰관 21명 징계처분 취소

2020-05-18 08:42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징계를 받았던 퇴직 경찰관 21명의 징계처분이 40년 만에 부당한 것으로 판정돼 취소됐다.

경찰청은 14일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와 전남지방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를 개최해 심의·의결한 결과를 토대로 21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15일 자로 직권 취소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미 징계가 취소된 전례와 관련 판례, 사실관계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시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하자가 있는 행정처분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징계처분이 취소된 21명은 양성우 전 전남도경찰국(현 전남지방경찰청) 경무과장, 안수택 전 전남도경 작전과장, 김상윤 전 나주경찰서장, 김희순 전 영암경찰서장 등이다.

이들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가 1980년 5월 31일 설치한 임시 행정기구인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지시한 무기·탄약 피탈, 지연 복귀 등의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감봉, 견책 등 징계를 받았다.

이중 안 전 과장은 검거된 시민들을 훈방했다는 이유로 군인에게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8년 국회 청문회를 시작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이들 21명의 상관이었던 안병하 전 전남도경찰국장은 5·18 민주유공자, 국가유공자, 경찰 영웅 등으로 선정됐다.

안 전 전남도경국장은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시민들을 보호했다가 직위 해제된 뒤 고문을 당했고,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988년 사망했다. 시위대와 충돌을 최소화하려다 형사처벌과 파면처분을 받은 이준규 전 목포경찰서장도 이미 파면처분이 취소됐다.

경찰은 이번에 명예가 회복된 생존자 5명 본인과 사망자 16명의 유족에게 이른 시일 내에 징계로 줄어든 급여를 소급 정산해 지급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앞으로도 사명을 다하다가 불이익을 받거나 희생된 선배 경찰관들을 발굴해 경찰로서 소명 의식과 자긍심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광주 금남로 거리에서 시민행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