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정면에 내건 가운데,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중국이 항공 여행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세계에 퍼뜨렸다며 중국을 향해 맹공을 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바로 국장은 17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우한 지방에서 발아했다. 11월만 해도 코로나19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비호를 받으면서 두 달 동안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숨겼고 그 사이 밀라노, 뉴욕 등 세계 각지로 수십만 명의 중국인 여행객을 실어나르면서 바이러스의 씨를 뿌렸다"고 강조했다. ​밀라노와 뉴욕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중심지로 꼽힌 도시들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나바로 국장의 발언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중국 책임론의 강도를 나날이 높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은 바이러스를 우한에 가둬놓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팬데믹이 됐다. 내가 중국에 책임을 묻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과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의 공보비서라는 새 일을 얻어 기쁘다"면서 "내가 아는 바로는 그의 행정부는 미국 제조업 일자리 수백만 개를 중국으로 떠나가게 한 무능 그 자체였다"고 비난했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사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경제를 3년 반 만에 건설했는데 중국은 약 30일 만에 끌어내렸다"며 "대선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게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조 바이든은 중국의 오랜 친구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맞선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전통흑인대학 합동졸업식 영상축사에서 "이번 팬데믹을 통해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할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다"면서 "심지어 수많은 이들은 책임이 없는 척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