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시장 톺아보기] 배당금은 늘리면서 근로자 안전 투자엔 무관심?

2020-05-18 04:27
기업평가모델, 근로자 보건・안전지표도 중요
시장, 사고 기업 평판조회 시 자금상황도 파악

[그래픽=조하은 기자]

[데일리동방]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자금시장인 명동은 최근 들어 단순히 어음할인을 넘어 새로운 기업평가 분야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까지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영상 각종 리스크는 물론 ESG 평가는 선진 경영평가에서 중요한 평가사항이고 실제로 자금시장에서는 기업신용도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명동시장 톺아보기를 통해 매주 업종・기업 또는 이슈에 대해 시장의 평가와 자금시장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환경, 사회가치, 지배구조를 다루는 ESG는 기업평가에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부평가 항목에서 인적자원관리도 중요 항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가회사의 실제 평가모델에서도 인적자원관리 카테고리에 근로자 보건 및 안전이라는 KPI(핵심성과지표)가 선정돼 있다.

평가내용과 기준을 살펴보자. ‘근로자 보건 및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당사의 근로자뿐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보건 및 안전까지 관리하고 있는가? 실제 산업재해 발생빈도가 높은가?’ 등의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결국 근로자 건강과 안전은 기업을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근로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A사는 지나달 5일 간격으로 현장에서 한명이 숨지고, 한명은 뇌사판정을 받는 사고가 생겼다. 노조 측 주장은 회사가 사고를 덮기에 급급하고 자신들의 과실을 줄이기 위해 감독당국에 제출한 문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사도 지난주 공장에서 근로자가 시멘트 재료 계량기계 상체 일부가 끼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감독당국은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로 책임소재를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처벌하고 개선이나 시정사항은 빨리 조치해야 한다.

A, B사 모두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이런 산업재해 사고를 일으키는 것에는 CEO나 오너의 무관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세 승계에는 관심이 많아서 영업이익이 60%나 감소한 상황에서도 배당금을 전년도 주당 1000원에서 3250원으로 끌어올려서 무리한 배당이라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었다. 자신들 잇속 챙기기에는 무리하다는 구설을 타면서도 실행하지만 근로자 안전에 대한 투자와 교육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방증해주었다.

이제는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기업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명동시장에서 기업평가를 업무를 하는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구성원을 보호하지 못하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했다”며 “기업이 말로만 가족 같은 기업이라고 하지 말고 실제로 임직원을 보호하는 행동을 보여야 고객도 임직원도 투자자도 기업을 신뢰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주 명동 기업금융시장에서는 사건사고가 있었던 기업들에 대한 평판정보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평판뿐만이 아니라 자금사정에 대한 정보교환까지도 뒤따르는 등 실제 상황 파악에 분주한 한 주간이었다고 한다. 기업금융시장에서 기업 평판은 한번 대충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금 등 기업 전반을 아우르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