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주한미군, 이태원 방문자 파악 '깜깜이'.. 자진신고 등 조치 없어

2020-05-14 13:53
"공중 보건방호태세이기 때문에 이태원 다녀온 장병 없다" 단언
술집갔다 '개구멍'으로 부대 복귀 등 개인 일탈 계속돼 징계 처리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거센 가운데, 주한미군이 우리 군과 달리 이태원 방문자 동선 파악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자진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규 주한미군 공보관은 14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주한미군 차원에서 이태원을 다녀온 장병들이 있는지에 대한 자진신고는 받지 않고 있다"면서도 "공중보건방호태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태원을 다녀온 장병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6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공중 보건방호태세(HPCON) 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찰리'를 선언한 후, 장병들은 외부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이발소, 술집, 영화관, 놀이공원 방문도 금지됐다. 15명 이상 모여서도 안 된다.

그러나 공중보건방호태세 지침을 어기는 개인 일탈이 계속되는데도 '자진신고' 등 주한미군 차원의 대응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4월 22일, 주한미군 군사경찰(MP) 소속 병사 3명이 몰래 밖을 나가 술을 마신 뒤 기지 울타리에 구멍을 뚫고 복귀한 사실이 적발됐다.

캠프 워커(대구 미군기지) 소속인 이들은 훈련병으로 강등되고 두 달간 1732달러(약 213만원) 감봉 징계를 받았다.

4월 5일에는 미8군 사령부 소속 중사 1명과 병사 3명이 부대 밖 술집을 방문해 징계를 받았다. 해당 중사는 경기 송탄에 있는 부대 밖 술집을 방문했고 병사들은 동두천의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지난 3월에도 미8군 사령부는 금주 명령, 동반 외출 제한 규정 등을 위반한 병장과 하사를 1계급 강등하고 봉급을 몰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영규 공보관은 "예하부대 지휘관들의 재량으로 이태원을 다녀온 장병을 조사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 군 당국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쇼크에 대비해 자진신고를 통한 예방적 관찰 격리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기준 이태원 유흥시설 등을 방문했다고 자진 신고한 장병은 22명, 훈련병은 77명이다.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 장병 22명과 지난주 입소한 훈련병 32명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번 주 입소한 훈련병 45명에 대한 검사 결과는 대기 중이다. 

한편, 주한미군 관련자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28명이다. 지난 2월26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모두 2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 28명 중 13명이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나왔다. 대구·경북(캠프 워커와 캠프 캐럴, 캠프 헨리) 기지에서 10명, 오산 공군 기지에서 4명,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1명 순이다.

28명 중 미군 현역 장병은 4명이다. 미국인 직원·종업원은 11명, 한국인 직원·종업원은 4명, 미군·직원·종업원의 가족은 9명이다. 확진자들 중 주한미군 장병 1명을 포함한 17명이 완치됐으며 11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주한미군 평택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한 출입구가 닫혀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