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착실하다' 평가받던 대학생이었다

2020-05-13 17:09

 

[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 'n번방' 최초개설자인 닉네임 '갓갓' 문형욱(24)은 수도권 국립대를 다니던 건축학과 학생이었다. 미성년자를 협박해 각종 성 착취 영상을 공유하던 그는, '내성적이지만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교 관계자 및 주변인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문형욱은 평소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 주변 학생들과 크게 문제를 일으키는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에는 학생 논문 발표대회에서 학과 교수 및 동기들과 '○○ 일대 골목길에 대한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논문을 발표해 주변으로부터 '착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문형욱과 같은 학과에 속한 한 학생은 "경찰이 신원을 공개하기 전부터 학교 내에선 암암리에 문형욱이 '갓갓'이라는 소문이 돌아 이미 알고 있었다"며 "같은 과에 그런 파렴치범이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문형욱은 졸업을 1년 앞두고 얼마 전 담당 교수에게 돌연 휴학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유는 '개인 사정'이었다. 통상 이 학교 건축학도는 전공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팀으로 운영되는 졸업작품전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문형욱은 지난달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개인 사정으로 졸업 과정을 1년 뒤로 미루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형욱이 휴학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 3월 중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조주빈(24) 이 구속된 시점과 얼추 맞아떨어진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월 10일 서울역 사진을 올리며 어디론가 잠적할 것을 암시하듯 "서울역에 짱 숙자(노숙자) 많음. 자고 싶다 옆에서 잘까"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학교 관계자는 "문형욱이 우리 학교 학생이라는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며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만 사항이 속출하고 있다"며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수사에 협조하면서 학생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문형욱 개인에 대한 징계 절차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문형욱은 미성년자 다수를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같은 대화방 공범 등 3명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