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만남, 서플라이체인 변화 속 긍정적 효과낼 것"

2020-05-13 16:48
" 국내 전기차 경쟁력 제고에 시너지낼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만남에 대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전기차 기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3일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단독 회동했다. 두 사람은 차세대 배터리 핵심으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동향과 삼성의 개발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업계와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두 기업 총수의 만남이 국내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대차는 자동차에 대한 기술을, 삼성전자의 경우 전기차에 꼭 필요한 배터리와 정보통신(IT)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현대차가 삼성을 찾으며 이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라는 점이 분명한 상황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만큼 한 기업이 홀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배터리를 연구하는 삼성 입장에서도 현대차가 안정적인 공급처나 투자자로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에서 전기차에 대한 서플라이체인이 엮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기차 산업의 경우 국내 경쟁이 아닌 글로벌 경쟁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코로나19 등에서 서플라이체인이 변화하며 보호무역주의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서로 서플라이체인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경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기업의 협력이 올바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술 공유 등에 관한 확실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 역할에 대한 뚜렷한 정리를 한다면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잘 하지 못하면 갈등이나 또다른 분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협력 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삼성이 전기차 시장에 직접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두 기업이 단지 서로의 공급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공유하고 경쟁한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 전체를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