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문화를 바꾸다]③ 코로나19로 변한 프로축구 풍경
2020-05-13 08:00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강원FC와 FC서울 선수들[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지침을 잘 따라줘서 침 뱉기와 신체 접촉 등 불필요한 행위가 줄었다."
코로나19 속에서 1라운드를 소화해 낸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의 말이다. 프로축구 리그인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이 지난 8일 막을 올린 후 1라운드 6경기를 소화했다. 'K리그1'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다. 경기장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 프로축구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28)이 활약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대부분의 해외 축구 리그가 코로나19로 중단을 겪었다. 청정지대라고 주장하던 벨라루스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선수가 등장하자 리그 연기를 선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리그 중계권이 36개국에 팔렸다.
관심이 크면 부담 또한 클 수밖에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개막에 앞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운영 지침을 각 구단에 하달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리그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따가운 시선은 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신체 접촉을 최소화했다. 침을 뱉거나 긴 시간 대화하는 행위를 차단했고, 개인 물병 사용을 권장했다. 심판들에게도 선수와의 신체 접촉을 피하게 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라운드 경기에서 신체 접촉과 판정에 대한 항의가 줄어든 것이 경고 감소의 원인"이라며 "불필요한 몸싸움이나 신경전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경고와 항의가 줄면서 실제경기시간(APT)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2019년에는 55분 6초였지만, 올해는 58분 40초로 전년 대비 3분 34초 증가했다.
그라운드에 침을 뱉던 모습도 크게 줄었다. 득점 이후 골 세레모니 역시 신체 접촉을 줄였다. 1라운드 골 세레모니는 대부분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의미로 왼손 위로 오른손 엄지를 드는 자세를 취하는 '덕분에 세리머니' 를 선보였다.
심판도 선수와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지난 10일 열린 K리그2(2부) 부천과 충남아산의 1라운드 경기에서 외국인 용병 바이아노가 반칙을 당해 넘어졌다. 그는 최광호 주심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달라고 했다. 그러나 최 주심은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역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함이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심판들과 선수들의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최 주심이 잘 적용한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