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뉴욕증시 석달간 18% 폭락한다...현실 간과 안돼"

2020-05-12 14:23
"S&P500, 석달 내 2400까지 추락 후 연말 3000 선 반등"
"美 경제 정상화 요원...금융·경제·정치 리스크 간과 안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향후 3개월간 20%가량 폭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인 현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조언도 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가 3개월 내 2400까지 떨어진 후 연말쯤 3000선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최신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경제 정상화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라면서 "금융·경제·정치 등 여러 가지 우려와 위험이 상존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전망에 대해 코스틴 전략가는 6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우선, 미국 뉴욕주 바깥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다. 그는 최근 뉴욕주의 코로나19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전역에서는 각 주가 통행 제한을 완화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감염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미국 실업률이 14.7%까지 치솟으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실업률은 3월 4.4%에서 14.7%까지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영구 해고'가 '임시 해고' 비율이 높은 점을 지적하며 코로나 사태 종결 후 고용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코스틴은 이를 반박하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코스틴은 미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에서도 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주요 은행들이 올 1분기에 고객들의 채무 불이행에 대비해 현금(대손충당금)을 비축 중"이라면서 "이 기간 은행들의 현금 비축량은 460억 달러에 달하지만, 최근 노동 시장 타격이 커 추가 현금 적립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해당 은행들의 2019년 전체 현금 보유액은 490억 달러였다.

아울러 기업들은 코로나 경제 위기에 대비해 올해 자사주 매입을 절반 이상 줄이고 배당금도 줄이고 있다.

보고서는 4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올해 들어 배당금을 취소하거나 중단했다면서 올해 남은 기간에도 배당금은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코스틴은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미래 성장을 위한 자본지출도 대폭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는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과 미·중 무역갈등도 증시 폭락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틴은 "올 3분기 경제가 안정화하면 시장의 중심은 대선으로 쏠릴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한 법인세 정책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을 향한 미국 백악관의 행동이 더 매파적으로(강경하게) 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갈등은 수면 위로 더욱 떠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0.01%(0.39p) 오른 2930.19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지난 2월 19일 3393.52(종가 3386.15)의 고점을 기록한 후, 코로나19 사태로 약 한 달 만인 3월 23일 고점에서 30%가량 폭락한 2191.86(종가 2237.40)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3개월간 S&P500지수 추이. [자료=시황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