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北의 대남정책] ①‘대남기구’ 조평통 자취 감춘 채 ‘대미협상국’ 신설
2020-05-13 08:00
'북측 통일부' 조평통 활동, 지난해 대남 비난 담화 발표 후 잠잠
대미협상국장·대외보도실장 신설…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 준비
대미협상국장·대외보도실장 신설…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 준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막힌 남북 관계, 북·미 대화 교착 국면 해소를 위해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삼은 감염병 공동대응 체계 구축, 인도적 차원의 개별관광사업,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판문점 관광, 남북철도연결 등 중심의 남북 협력사업을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대북제재 등 남북 관계 개선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코로나19 사태로 환경적 측면에서도 애로사항이 많다. 그럼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리는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이후 상황을 미리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 종식과 북한의 호응 시점이 걸림돌이다. 특히 북한이 올해 초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을 선언 이후 뚜렷한 대남(對南) 정책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文대통령 저격 후 사라진 北 대남기구 ‘조평통’
13일 결성 59주년을 맞이한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모습을 감춘 것도 북측의 대남 정책 부재 현실을 보여준다.
조평통은 4·19 혁명 이후 남한에서 고조된 남북 협상과 통일론 열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남 전략적 차원에서 1961년 5월에 결성됐다.
당시 북한의 각 정당·사회단체를 대표하는 33명의 준비위원이 남한 주민과 해외동포들에 대대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사업을 위해 조평통을 조직했다.
대남 사업을 비밀리에 진행하는 통일전선사업부와 달리 조평통은 공식적으로 조선노동당의 통일문제 및 남북 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대변하거나 옹호하는 역할을 한다. 남측의 통일부와 비슷한 성격의 부서인 셈이다.
지난 2018년 1월에 열린 문재인 정부의 첫 남북 고위급 회담도 통일부와 조평통이 주도했다.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현 외무상)이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은 바 있다.
이후에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등 남측과 관련된 모든 행사 전면에 나서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조평통의 자취는 지난해 광복절 이후로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남북 간 회담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지난해 8월 16일 조평통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했다.
당시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며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남북 대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대미협상국’ 신설···“북·미 대화 재개 염두”
‘대남기구’ 조평통이 모습을 감춘 사이 북한은 외무성 대미협상국이라는 부서를 신설, 대미 정책에 집중하는 듯하다.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30일 북한은 신임 대미협상국장의 명의로 대미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발언을 ‘망발’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담화문의 주체인 외무성 산하의 대미협상국은 담화가 나오기 전까지 북한 주요 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없던 신설 조직이다. 특히 대미협상국장은 직위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된 업무를 맡는 인물이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북한이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이를 반박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지난 4월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이 지난시기 오간 친서들에 대해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친서도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미협상국장, 대외보도실장 등 (미국과 관련된) 생소한 부서(직위)가 생긴다는 것은 (북한이) 미국 쪽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나(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삼은 감염병 공동대응 체계 구축, 인도적 차원의 개별관광사업,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판문점 관광, 남북철도연결 등 중심의 남북 협력사업을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대북제재 등 남북 관계 개선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코로나19 사태로 환경적 측면에서도 애로사항이 많다. 그럼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리는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이후 상황을 미리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 종식과 북한의 호응 시점이 걸림돌이다. 특히 북한이 올해 초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을 선언 이후 뚜렷한 대남(對南) 정책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文대통령 저격 후 사라진 北 대남기구 ‘조평통’
13일 결성 59주년을 맞이한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모습을 감춘 것도 북측의 대남 정책 부재 현실을 보여준다.
조평통은 4·19 혁명 이후 남한에서 고조된 남북 협상과 통일론 열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남 전략적 차원에서 1961년 5월에 결성됐다.
당시 북한의 각 정당·사회단체를 대표하는 33명의 준비위원이 남한 주민과 해외동포들에 대대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사업을 위해 조평통을 조직했다.
대남 사업을 비밀리에 진행하는 통일전선사업부와 달리 조평통은 공식적으로 조선노동당의 통일문제 및 남북 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대변하거나 옹호하는 역할을 한다. 남측의 통일부와 비슷한 성격의 부서인 셈이다.
지난 2018년 1월에 열린 문재인 정부의 첫 남북 고위급 회담도 통일부와 조평통이 주도했다.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현 외무상)이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은 바 있다.
이후에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등 남측과 관련된 모든 행사 전면에 나서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조평통의 자취는 지난해 광복절 이후로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남북 간 회담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지난해 8월 16일 조평통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했다.
당시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며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남북 대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대미협상국’ 신설···“북·미 대화 재개 염두”
‘대남기구’ 조평통이 모습을 감춘 사이 북한은 외무성 대미협상국이라는 부서를 신설, 대미 정책에 집중하는 듯하다.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30일 북한은 신임 대미협상국장의 명의로 대미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발언을 ‘망발’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담화문의 주체인 외무성 산하의 대미협상국은 담화가 나오기 전까지 북한 주요 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없던 신설 조직이다. 특히 대미협상국장은 직위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된 업무를 맡는 인물이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북한이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이를 반박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지난 4월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이 지난시기 오간 친서들에 대해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친서도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미협상국장, 대외보도실장 등 (미국과 관련된) 생소한 부서(직위)가 생긴다는 것은 (북한이) 미국 쪽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나(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