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테크] ELS, 수익률 높이고 손실 부담 낮춰 투자자에 '손짓'
2020-05-12 00:10
증권사, ELS 기대 수익률 9~10%대까지 높여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여전…원금 손실 유의해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여전…원금 손실 유의해야"
지난 3월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사태'에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줄인 증권사들이 최근 손실 위험 부담을 낮추고 목표 수익률은 높인 상품을 내세우면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ELS는 주가지수 또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해당 기초자산 가격이 사전에 정해진 조건을 충족할 경우 약정 수익률을 적용하고 조건 미충족 시 손실이 발생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지난달 NH투자증권이 발행한 연 9.3%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ELS(19454회)는 총 300억원 공모에 135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려 4.4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과 유럽 유로스톡스50(EuroStoxx50),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다. 상품의 녹인(Knock-in·원금 손실) 레벨은 45% 미만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들 상품이 흥행에 성공한 비결로 낮은 손실 위험 부담에 높은 기대 수익률을 꼽고 있다. NH투자증권 ELS(19454회)의 녹인 레벨은 45% 미만이고, 삼성증권 ELS(24183회)의 녹인은 43% 미만이다. 통상 그동안 발행됐던 ELS의 녹인이 5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기대 수익률을 기존보다 높이고 손실 위험 부담은 낮춘 ELS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최대 수익률이 연 11.4%, 녹인 레벨이 55%인 ELS(24413회)를 출시했고, 키움증권은 NAVER와 삼성물산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연 9% 수익률이 목표인 ELS(1344회)를 선보였다.
금융투자업계 내 ELS 시장 재확대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기대 수익률이 높고 녹인 레벨이 낮은 ELS가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불확실성이 높아 ELS 시장이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총 60조원 규모의 ELS가 발행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규모다.
전 연구원은 "발행사(증권사) 입장에서는 경쟁심화와 수익악화로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비즈니스 자체를 고민할 정도로 생존경쟁의 위기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투자자는 변동성이 진정되기 전까지 원금 비보장형 상품에 대해 선별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ELS 상품 특성상 기초자산 중 한 가지라도 주어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초자산 하락률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지수 급락 사례가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겠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ELS 투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