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文정부 '신북방정책' 비난 높이면서도 '남북협력' 발언엔 '無반응'

2020-05-11 10:29
"남조선 '신북방정책', 노태우 북방정책의 변종"
"반공화국 압살공조의 확대강화 노린 대결정책"

북한 선전매체들이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전한 남북협력 의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상태다.

11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응당한 규탄’이라는 기사를 통해 “앞에서는 관계개선과 교류 협력을 떠들고 돌아앉아서는 동족을 해칠 흉심이 꽉 들어찬 남조선당국의 이중적인 형태”라며 비난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우리민족끼리는 한국군의 첨단장비 반입을 문제 삼으며 “이미 폭로된 바와 같이 남조선당국은 지난 4월 중순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2호기를 비밀리에 끌어들여 배치했다”며 “최근에는 중거리지상대공중미사일 ‘천궁’의 실전배치를 완료하고 2800t급 신형호위함 동해호 진수식을 벌려놓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날 문 대통령이 특별연설에서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해나가자”고 말한 것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8일부터 선전매체를 통해 정부의 신북방정책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은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대해 “허망하고, 어리석은 말장난”,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전날 ‘불순한 속내가 깔린 신북방정책’이라는 시사해설에서 남측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북방 지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남측이 신북방정책 추진 과정에서 ‘북한과 연결돼 있다’, ‘신북방정책 추진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북방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대해 “외세의 힘을 빌려 체제통일 망상을 실현하고자 노태우 역도가 발광적으로 추진하던 북방정책의 재판”이라며 “반공화국 압살공조의 확대강화를 노린 대결정책의 변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판이나 바꾸고 미사여구로 도배질한다고 해서 시대 매국적 성격과 대질적 본질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며 “가관은 남조선 당국이 신북방정책으로 동족을 반대하는 불순한 기도를 실현하는 것과 함께 대외적 고립에서 벗어나 보려고 획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남측이 ‘상전’인 미국의 눈 밖에 나면서까지 주변국과 거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남조선 당국이 외세와 반공화국 압살공조에 열을 올리다가 겨레의 지탄을 받고, 역사의 무덤 속에 처박힌 선임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거든 동족대결, 외세의존 악습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구두친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축전’을 보내며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직면한 경제 위기를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풀어간다는 북한의 포스트 코로나 대비 구상으로 해석된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TV’는 지난달 28일 ‘면사포를 쓴 악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남조선 군부가 최근 연합공중훈련과 포항합동상륙훈련과 같은 전쟁연습들을 연이어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