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악관이 위험하다"...FDA·CDC 수장 자가격리

2020-05-10 09:46
코로나19 대응 총괄하는 TF 멤버들 감염 우려

코로나19가 백악관까지 침투했다. 백악관에 파견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중을 들던 해군 병사가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백악관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데 이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도 감염 우려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백악관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인사에 노출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CDC 대변인은 "그는 지난달 27일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고, 현재 증상이 없고 상태가 괜찮다"고 전했다. 다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2주간 자택에서 원격 근무하게 된다.

스티브 한 FDA 국장도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CDC와 FDA는 접촉한 감염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날 확인되면서 두 사람이 접촉한 코로나19 환자가 밀러 대변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WP 등 미국 언론은 전했다.

밀러 대변인은 백악관 코로나19 TF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펜스 부통령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백악관 전체가 비상에 걸렸다. 밀러 대변인과의 접촉 상황에 따라 TF 내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 회의에는 한 국장이나 레드필드 국장 외에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나 데비 벅스 백악관 조정관 등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핵심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백악관을 뒤흔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근거리에 있는 두 명의 참모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가 백악관 중심부를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실에서 군 고위 관계자 및 행정부 국가안보팀 멤버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