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규제완화] ②숨통은 트였지만 위기감 여전…역차별 해소해야

2020-05-04 08:01

카드사가 더 이상 신용판매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에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는 좋은 기회다. 레버리지 비율 확대 등으로 인해 카드사의 부담이 줄고, 신사업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핀테크 업체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수익은 감소하는 반면 할부금융이나 리스 부문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신용카드 부문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7080억원이다. 할부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352억원, 리스 수익은 47.2% 증가한 622억원이다.

다른 카드사도 신판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이나 자동차 할부금융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결제 수수료는 1.4%로, 여기서 밴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제하면 사실상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많지 않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허용, 렌털 규제 완화,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 폐지 등을 약속해 준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부수적인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카드노조는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대형가맹점 수수료 하한선 마련, 부가서비스 축소 등을 3가지 핵심 사항을 요구했는데 레버리지를 제외하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핀테크 업체와의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업체에 후불결제를 허용하기로 하면서다.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전자금융업자도 일정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토스와 같은 핀테크 업체는 현재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카드만 가능하다.

카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후불결제는 사실상 신용판매로, 카드사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연체 관리 등 리스크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없는 핀테크 업체에 이를 허용하면 부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자동차 금융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것이 카드사의 본업은 아니지 않느냐”며 “결국 본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