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테크인사이드] ㊲ 日 배달 시장 진출 목적, 'AI' 확장에 있다

2020-05-03 11:08
후지이 히데오 데마에칸 대표 내정자, 닛케이비즈니스와 인터뷰
"점포 운영 지원하는 '패키지' 사업 목표... 일본 음식 배달 시장, 5~10배 성장 예상"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성장 가능성이 큰 일본 음식 배달 시장의 선점을 넘어 각종 기술로 점포 운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솔루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있다. 라인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내 일부 레스토랑과 손잡고, AI가 실제 직원처럼 고객과 대화하고 예약을 받는 전화 응대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후지이 히데오 데마에칸 대표 내정자는 최근 일본 경제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일본 음식 배달 시장뿐만 아니라 점포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기술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마에칸은 일본 1위 음식 배달 중계 앱이다. 네이버와 라인은 지난 3월 말 데마에칸에 300억엔을 출자해 지분 60%를 보유하게 됐고, 내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라인의 음식 배달 사업을 맡아왔던 후지이 히데오 내정자를 대표에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라인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AI 기술을 응용한 전화 응대 서비스 ‘라인 AI콜’을 일본 에비솔, 오레노레스토랑과 시험하고 있다. 에비솔의 매장 예약시스템 ‘이비카 예약 대장’에 AI콜 기술을 결합해 ‘오레노 그릴·베이커리’ 매장에 적용했다.

AI콜은 AI가 실제 사람처럼 고객과 대화하며 예약을 돕는 서비스로, 고객이 “예약하고 싶다”고 말하면 AI가 언제 예약하길 원하는지, 몇 명이 오는지, 유아용 의자가 필요한지 등을 되묻고 이에 대한 대답을 들은 후 예약을 확정한다.
 

라인 AI 기반 자동 예약 응대 서비스 'AI콜' 개요도[사진=라인 제공]


라인은 AI콜이 인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의 전화 응대 부담을 줄이고, 영업 외 시간에도 예약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인은 이에 더해 음식점을 지원하는 종합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음식점의 경영 효율화 서비스로 예약 시스템과 캐시리스 등의 회계 서비스, 직원 교대근무 일지 작성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난립하고 패권을 다투고 있다”며 “복합적인 패키지 제공, 연계 지원은 향후 음식점 서비스 사업의 생존 열쇠”라고 전했다.

후지이 히데오 대표 내정자는 향후 일본의 음식 배달 문화가 일상화되면 관련 시장이 5~1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마에칸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음식 배달앱 ‘그럽 허브(Grub Hub)’는 연간 거래액이 6000억엔(약 6조8600억원), 한국의 ‘배달의 민족’은 5000억엔(약 5조7000억원)인 반면 데마에칸은 764억엔(약 8700억원) 수준으로,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다.

후지이 히데오 대표 내정자는 메신저 라인과 라인의 쇼핑 사업인 ‘라인 쇼핑’으로 신규 이용자와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한 성공 경험을 음식 배달 시장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데마에칸은 우버이츠와 일본 음식 배달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라인이 출자한 300억엔 중 절반은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된다. 라인은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경쟁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데마에칸에 개발자 50명을 파견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