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신동빈표 이커머스 '롯데온(ON)'…"3900만명 온·오프 빅데이터 통합으로 승부"

2020-04-27 15:46
28일 7개 롯데 유통 계열사 한데 모은 통합 플랫폼 '롯데온(ON)' 출범
기존 이커머스 방식이 아닌 롯데 만이 지닌 빅데이터, 유통망 등 강점 정교하게 가다듬어 승부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가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롯데온(ON)' 전략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염원인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ON)'이 지난 2년여간의 준비를 마치고 정식 출범한다.

최근 유통가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업계 맏형이지만 온라인에서는 후발주자인 롯데가 이번 롯데온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롯데는 지난달 초 신동빈 회장이 밝힌 대로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 연계 강화에 주안점을 둬 롯데온을 론칭한다. 아울러 저가 판매에 따른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물류센터 확보 대신 이미 확보하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를 풀필먼트로 활용, 기존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방식으로 기존 이커머스에 대항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롯데 유통 계열사인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7개 쇼핑몰을 한데 모은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28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이커머스 사업부 신설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 이후 2년 만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의 강점을 온·오프라인 데이터의 통합으로 꼽았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가 갖추지 못한 온·오프라인 고객 빅데이터를 토대로 취향을 파악,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는 "국내 어떠한 이커머스도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곳은 없다. '초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해 로그인 한 번으로 모든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유통사를 비교 사례로 삼기보다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온은 롯데멤버스 회원 3900만명의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회원 행동 및 상품 속성을 400여가지로 세분화해 제품을 맞춤형으로 추천한다. 예컨대 한 고객이 롯데백화점에서 수영복을 구입하고 롯데마트에서 선크림을 샀다면, 롯데온은 물놀이 용품이나 여행 캐리어 등을 추천한다.

이와 관련 롯데온은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해,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이벤트 정보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매장 직원과 소통하는 등 온·오프라인 쇼핑 경계를 허문다는 방침이다.

롯데온은 무조건적인 빠른 배송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물건을 받기를 원한다는 점에 착안해 '적시배송'을 서비스를 실시한다. 또 롯데마트와 손잡고 주문 후 1시간~1시간 30분 이내 주문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롯데슈퍼 프레시 센터와 협업한 '새벽배송',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찾을 수 있는 '스마트 픽' 등 배송 서비스도 다양화한다.

아울러 계열사 간 경계를 없앤 통합물류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미 확보하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를 풀필먼트로 활용해 물류비용도 절감한다.

한편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롯데 유통 사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 및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경쟁사보다 다소 뒤늦게 온라인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기존 이커머스사와 같이 상당한 투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적자를 내는 방식의 경영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매년 적자를 내도 보전 받는 기업과는 경쟁하지 않겠다"며 쿠팡을 겨냥한 신동빈 회장의 발언과도 맥을 함께한다.

조영제 대표는 "'최저가'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비효율적인 방식보다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기법을 통한 최적가 방식의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라며 "가격보다는 오프라인의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자를 내며 사업할 생각이 없다. (이커머스와 달리) 물류 비용을 최소화시켜 이익구조를 개선하겠다"며 "롯데 강점을 활용한다면 경쟁사 대비 비용을 적게 쓰고도 이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또 롯데 및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제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온(ON)' 캐릭터 이미지. [자료=롯데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