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오늘도 '재난지원금' 협의 공전…야당서 내달 8일 본회의도 거론

2020-04-23 18:43
민주 "당정 합의했다" 통합 "수정 추경안 내라"

여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대응책인 긴급재난지원금을 놓고 23일 설전을 이어가면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한다는 조건이 달린 당정 합의안을 마련한 뒤, 그간 '선(先) 당정 합의 후(後) 여야 합의'를 요구한 미래통합당에 2차 추경 심사 착수를 촉구했지만 통합당이 '수정 예산안'을 요구하면서 여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이날 여야 합의를 촉구했으나 국회는 이날도 공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당이 요구한 당정 간 합의안이 마련된 것을 내세우며 예산 심사 착수를 촉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통합당이 요구한 대로 (재난지원금) 당정 합의안이 마련됐다"며 "모든 것은 통합당의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통합당 소속 김재원 예산결산위원장이 수정 예산안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정부안이 바뀌었으니 수정안을 가져오라는 요구는 국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무리한 요구를 접고 예결위 회의부터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통합당은 당정이 합의한 '자발적 기부안'을 비판하는 동시에 심의에 착수하려면 일단 정부가 국회에 수정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22개 문항을 공개질의하며 24일 오전 10시까지 국회 예결위원장실에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개질의에는 △추경안 예산 총액 규모와 재원 조달 방법 △국채 발행 여부와 규모 △정부가 지원대상을 소득 하위 50%에서 70%로 변경한 뒤 다시 100%로 확대하게 된 근거 △긴급재난지원금이 일회성인지 여부 △기부·세액공제 방법 △개정이 필요한 법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정부 측에 오늘 오후에 당정의 긴급재난지원금 처리 방향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심사를 요청하는 예산안이 무엇인지 보고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예산 심사가 가능한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추경 수정안 제출 선례가 없었다'고 반발하는 것에 대해 "있었다. 작년 일본의 무역 보복에 따른 추경 때도 각 상임위에 수정안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당은 수정안이 제출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에서는 5월 8일 본회의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부터 추경 심사에 들어가도 4월 말 처리는 일정이 빠듯하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