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김여정 주목…가디언 "북에서 중요한 인물"

2020-04-21 14:36
김정은 위독설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주목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정치적 무게감 커져
김 제1부부장 전면에 나설까? "아직 이를 수 있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이 잇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위독설을 보도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에 이어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김 제1부부장은 눈과 귀를 넘어 북한 정권의 '입'으로 나섰다. 청와대가 지난달 2일 북한의 군사훈련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히자 다음날 김 제1부부장은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적반하장의 극치', '저능하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등 직설적 화법은 그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가디언은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김 제1부부장의 이름으로 정치적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가 북한 체제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의 북한 전문가인 레오니드 페트로프는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의 최측근인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국내외 활동에 긍정적 이미지를 드러내도록 돕는 신뢰받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김 제1부부장이 북한의 후계자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온라인에서 ‘김정은 뇌사설’이 퍼졌을 당시에도 김 제1부부장의 후계자설이 돌았다. 김정은 뇌사설이 가짜뉴스로 알려진 이후에는 다각적인 정치 행보로 주목 받았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오빠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남한 상황을 둘러보며 '눈과 귀' 역할을 했다. 다음 해인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과 행사 관장 등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을 김정은의 후계자로 보는 것은 섣부르다는 입장도 있다. 이화여대 국제학부의 리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북한은 연공서열과 남성 우월주의가 지배적인 국가"라며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신뢰받는 인물이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한편 CNN은 이날 김 위원장이 심혈관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따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