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극장가 위기]'코로나 쇼크' 역대급 불황에 영화업계 적자 '눈덩이'

2020-04-21 06:00
완다시네마·화이브라더스, 1분기 실적 '빨간불'...적자 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영화산업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올해 1분기 중국 영화시장 손실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시나차이징, 란징미디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완다시네마, 화이브라더스 등 6개 영화사가 올해 1분기 적어도 10억 위안(약 1700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디. 

특히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을 가지고 있는 완다시네마 부진이 두드러졌다. 완다시네마는 2020년 1분기 예상 실적 보고를 통해 약 6억5000만 위안(약 11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했다.

이는 4억 위안의 순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비교해 훨씬 악화된 수치로, 2015년 완다시네마가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다.

중국 극장가 최고의 대목이라 할 수 있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장사를 망친 영향이 가장 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봉쇄령' 속 영화 개봉은 아예 취소됐고 중국 영화관들도 문을 닫으면서다.

영화계 불황은 영화업계 '큰 손'의 자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잇따른 영화산업 손실로 왕 회장의 자산은 올초와 비교했을 때 5분의 1만큼 줄어들어, 총자산이 139억 달러(약 17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다시네마는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면서 2분기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화이브라더스]

중국 영화 제작업계 1인자인 화이브라더스도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이브라더스가 9일 공개한 예상 실적 보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억3700만~1억4200만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9393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한 2019년 1분기보다 적자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화이브라더스는 2017년부터 중국 영화시장 성장세의 가파른 둔화세, 투자지출 증가, 부진한 국내외 경기 등의 영향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실적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지 않으면 내년엔 중국 시장에서 퇴출 당할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그럼에도 화이브라더스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지난해 상영하지 못했던 국민당의 항일 전투를 그린 '팔백(바바이·八佰)' 등 대작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저우싱츠(周星馳, 주성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미인어2', 스선링(侍神令·원작 음양사) 등 영화가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화이브라더스는 기대작을 등에 업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다시네마와 화이브라더스 외에 다른 영화사도 코로나19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 영화 제작사 진이(金逸)미디어는 같은 기간 1억4500만~1억6000만 위안 적자, 싱푸란하이(幸福藍海)도 1억~1억500만 위안, 탕더(唐德)필름 역시 2400만~2900만 위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원화(北京文化)도 올해 1분기 2000만~3000만 위안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중국 영화 시장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중국 영화시장의 가파른 상승곡선은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완전히 꺾인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올 한해 중국 영화 시장 손실이 최대 100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