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 시행에 거는 기대

2020-04-21 00:05
태양광 소재·부품의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중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국경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인 피해에 대한 경각심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로나로 침체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그린뉴딜'이 여러 나라에서 제안되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에너지 전환'은 이미 여러 형태로 진행 중이다. 2019년 현재 세계적으로 신설된 발전설비의 72%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까지 총 11.2GW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2018년 2.4GW, 2019년엔 3.1GW의 신규 태양광발전소를 완공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태양광발전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태양광발전 설비의 급격한 확대에도 국내 태양광 산업은 세계시장의 절대 비율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급 확대와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4월 재생에너지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추진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성과를 위해선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국내 제조 기업들은 태양광 소재·부품의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노력에 힘써야 한다. 태양광 산업의 핵심 분야인 태양전지(모듈) 부문은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세계 최고의 효율 기술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시행한 태양광 모듈 최저 효율제(효율 17.5% 이상인 제품만 국내에 유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서라도 국내 태양광 산업의 제조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둘째,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주목받는 도심 속 태양광 보급을 위한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모양과 색을 가지고 건축자재와 융합된 태양광 모듈이야말로 세계시장을 선점할 아이템이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 특성을 고려해 실질적인 탄소 절감에 기여하는 제품을 우대해야 한다. 바로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될 수 있다. 탄소 인증제는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정책으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는 2011년 프랑스에서 도입해 시행 중인 CFP(Carbon FootPrint)와 유사하다. 태양광 모듈의 소재·부품·완제품 생산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평가하고, 일정기준 이하인 제품에 탄소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따라서 태양광 모듈의 소재·부품·완제품 생산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계량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태양광 모듈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서도 유사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어서 국내 도입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제도 시행으로 우리 기업이 저탄소 태양광 모듈 개발에 더욱 노력하고,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 생태계는 고효율·저탄소 시스템을 구축해 우리 기업이 한층 더 성장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태양광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오해를 불식시켜 태양광 보급 확대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갈수록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고효율·저탄소 태양광 모듈 보급이 확산되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고효율·저탄소 태양광 모듈을 보급·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 강화와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윤재호 박사[사진= 에너지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