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일본보다 빠르고 중국보다 정확…동북아 특허시장서 맹위 떨칠 것"

2020-04-21 06:32
홍장원 변리사회장이 말하는 한국변리사의 경쟁력

[사진=아주일보 소천상 기자]



[데일리동방 = 이범종 기자]  "코로나사태 때 전 세계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실행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도 특허 출원이 급해요. 개발중인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도 누가 빨리 특허를 취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결국 '시간 싸움'이에요.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이 바로 한국 변리사들에게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를 방어하기 위한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세계 첫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를 내놓을 경우 해당 국가와 해당 제약사는 글로벌경제를 주도할 경쟁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그런 만큼 철저한 보안 속에서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선점해야 한다. 특허 취득 이후에도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일례로 국내 한 디저트 업체의 경우 한류 드라마 붐을 타고 중국에 진출했지만, 이미 현지에는 이미 유사 상표가 등록돼 버젓이 영업 중이었다. 그런데도 현지 운영권 판매 계약을 맺은 업체로부터 라이선스비 반환 소송을 당해 지난해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관행처럼 반복된 ‘선 진출 후 등록’ 인식 때문이다.

특허청이 2017년 발간한 ‘중국 상표 보호의 모든 것‘에 따르면 중국 내 ‘기업형 대량 선점 상표 브로커’에 의해 특허 선점된 한국 기업 브랜드 규모만 1200여건에 달한다. 이들은 이미 등록된 상표를 변형하거나 중문 이름을 합쳐 출원하기도 한다.

홍장원 회장은 “우리 기업이 박람회 출품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박람회에 출품된 아이디어 상품(기술)을 중국은 하루 이틀 사이에 상표를 그대로 베껴 곧바로 출원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상표권 분쟁에 나서서 이길 수도 있지만 2~3년의 기간과 억대 소송 비용 등의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하지만 관점을 바꿔 보면 제대로 된 상표권 관리가 중국 내 판매 경쟁력 상승을 뜻하기도 한다"면서 "가품이 많다 보니 정품에 대한 중국 고객의 의지가 갈수록 강해지는 추세다. 그래서 상표권 출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한국 변리사의 강점을 활용하면 동북아 특허 시장에서 맹위를 떨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회장이 겪어본 일본 변리사들은 업무가 꼼꼼한 데 반해 시간이 너무 걸리고, 중국은 속도가 빠르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중국과 일본의 소송 준비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보면, 일본은 말이 많고 중국은 디자인이 부족해요. 반면 내용을 빨리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료도 잘 만드는 쪽은 한국 변리사입니다. 어려운 특허 기술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시키는 능력이 대단하지요.”

이 때문에 한국 변리사의 미래를 담당할 청년 변리사 육성과 지원이 주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역량이 뛰어난 청년 변리사들이 해외에 진출한다면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역대 최연소 회장인 홍 회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젊은 변리사들이 이러한 니즈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청년 변리사의 활동 영역 확대를 도와야 합니다. ‘꽌시’가 강한 중국에서 자신의 인맥 만으로 일을 진행하다 결국 벽에 부딪쳐 중국 진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 투자 협회 등과의 교류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조직의 틀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