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로 실물경제 어려움 확대"...카드 사용액, 29개월 만에 '마이너스'

2020-04-17 10:32
소비 감소로 국내 신용카드 승인액 -4.3%...29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
한국 방문 중국인 -96.5% 급감...1998년 통계 이래 최대 감소
기재부 "코로나19 확진자 둔화...추가 내수 위축 감지 없어"

정부가 4월 경제 상황을 지난달보다 더 비관적으로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수·고용·수출 등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더 확대됐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소비가 줄면서 국내 카드 승인액은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며 추가적인 내수 위축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위축이 지속하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하고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3월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것과 비교하면 전망이 더 어두워진 셈이다.  
 

[사진=아주경제DB]

대외적 상황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했지만,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실물지표가 악화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이어 "이미 마련한 150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엄중한 상황 인식 하에 민생경제·일자리 등 전방위적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소비가 줄면서 3월 카드 사용액은 전년동월대비 -4.3% 줄었다. 2017년 10월(-0.8%)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1.9% 증가했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34.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다. 할인점 매출액은 13.8% 줄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3.6% 증가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래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4월 방한 중국인은 1년 전보다 96.5%나 급감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 증가가 확연히 줄면서 추가적인 내수 위축세는 속보 지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코로나19 상황과 연계돼 있어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시점이 경기 반등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아주경제 DB]

3월 소비 심리도 얼어붙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78.4로, 기준선(100)은 물론 2월(96.9)보다 낮아졌다. 소비자물가는 1.0% 올랐다. 석유류 상승 폭이 축소됐으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폭이 확대했다.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 감소해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며 코로나19의 충격을 보여줬다.

3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3월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하루평균 주식거래대금은 18조5000억원으로 2월(14조2000억원)보다 늘었다.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 하락, 장기물 상승 등 혼조세가 나타났다.

주택시장은 매매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전셋값 상승 폭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