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왜?] ③"2월 만연" 최악 또 오나...대처는 뒤늦게, 재개는 빠르게?
2020-04-17 08:00
높은 인구 밀도·뒤늦은 대처·의료 붕괴 최악의 삼중고 결과
경제 재개, 간신히 잡아가는 확산세에 다시 불 붙일까 우려
경제 재개, 간신히 잡아가는 확산세에 다시 불 붙일까 우려
미국 뉴욕주에서의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는 높은 인구 밀도와 뒤늦은 대처, 의료 붕괴라는 최악의 삼중고가 겹친 탓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가 뉴욕주를 비롯해 미국에서 이미 1월 말~2월 중순 만연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뒷북 대처에 대한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경제 재개 논의'에 박차를 가하면서 일각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지침을 담은 '미국의 재개' 방안을 공개했다.
이 지침에는 코로나19의 발병 완화 추이별로 개인과 기업,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 체육관, 술집 등이 취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당 지침은 3단계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시기를 적시하지 않고 주지사들에게 권한을 남겨뒀다.
앞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적(total) 권한이 내게 있다"고 선언하며 연일 강한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심각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경제 조기 정상화 방안을 번번이 철회했지만, 이번만은 경제 재개 일자(re-open day)를 '5월 1일'로 못 박고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와 반발도 적지 않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AP에서 "5월 1일을 경제 정상화 목표로 잡는 것은 미국 내 많은 지역에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면서 반대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에 관해 아직 미국 보건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규 발병자를 격리하면서 동선과 접촉자를 추적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확산지인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크게 반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같은 날 방송에서 "미국에는 대통령이 있지 왕이 없다"면서 "대통령은 전면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이날 내내 그는 "뉴욕주 주민의 건강을 위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정상화 명령을 내린다면 나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 "트럼프의 명령은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법정으로 가는 헌법적 도전을 맞을 것",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이 될 것"이라는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 같은 반응은 뉴욕 지역이 겪고 있는 최악의 확산세가 트럼프 행정부의 뒤늦은 대처에 기인했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지난 8일 뉴욕타임스(NYT)는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3월 1일 뉴욕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인 1월 말~2월 중순에 이미 뉴욕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연히 퍼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대학(NYU)의 유전학자 아드리아나 헤기 연구팀은 뉴욕 지역 확진자들에게서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를 분석해 뉴욕에 퍼져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온 것이 아닌 유럽 지역에서 전파됐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분석은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했던 방침이 빗나갔음을 암시한다. 1월 말 미국의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서둘러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를 조치한 후, '미국은 안전하다'면서 3월 중순까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 한 달간 코로나19는 높은 인구 밀도 등 뉴욕시와 뉴욕주의 도시 환경을 틈타 광범위한 지역감염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미국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뉴욕시에는 1평방 마일(약 1.6㎢)에 2만8000명이 거주해 미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전했다. 뉴욕 다음의 인구밀도를 가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조차 1평방 마일에 1만7000명이 거주하기에 뉴욕시는 코로나19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체는 뉴욕과 미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유동인구가 비슷하지만, 밀집도는 다르다는 연구도 인용했다. 뉴욕에서 평일 하루 50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이는 LA에서의 보름간 유동 인구 규모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뉴욕시 등의 급격한 확산세로 집중치료 병상수(ICU)와 의료용품이 부족해지며 의료 붕괴 현상도 일어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월 초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 뉴욕시에는 1600개의 ICU가 있었고, 지난 10일에는 3500개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뉴욕주에서는 ICU병상이 필요한 환자가 4504명에 달했다.
당시 쿠오모 주지사는 향후 몇 주간 뉴욕주의 의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14만개의 일반 병상과 3만개의 ICU, 4만개의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주 들어 뉴욕주의 사망자와 입원환자 수 증가 폭이 다소 완화하고는 있지만, 외신들은 병원에서 각종 의료용품 재고가 바닥나는 등 뉴욕의 의료 여건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주 당국 역시 코로나19 대응에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조기 경제 재개가 간신히 잡아가는 확산세에 다시 불을 붙일까 우려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뉴욕주를 비롯해 미국에서 이미 1월 말~2월 중순 만연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뒷북 대처에 대한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경제 재개 논의'에 박차를 가하면서 일각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지침을 담은 '미국의 재개' 방안을 공개했다.
이 지침에는 코로나19의 발병 완화 추이별로 개인과 기업,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 체육관, 술집 등이 취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당 지침은 3단계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시기를 적시하지 않고 주지사들에게 권한을 남겨뒀다.
앞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적(total) 권한이 내게 있다"고 선언하며 연일 강한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심각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경제 조기 정상화 방안을 번번이 철회했지만, 이번만은 경제 재개 일자(re-open day)를 '5월 1일'로 못 박고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이에 관해 아직 미국 보건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규 발병자를 격리하면서 동선과 접촉자를 추적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확산지인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크게 반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같은 날 방송에서 "미국에는 대통령이 있지 왕이 없다"면서 "대통령은 전면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이날 내내 그는 "뉴욕주 주민의 건강을 위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정상화 명령을 내린다면 나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 "트럼프의 명령은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법정으로 가는 헌법적 도전을 맞을 것",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이 될 것"이라는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 같은 반응은 뉴욕 지역이 겪고 있는 최악의 확산세가 트럼프 행정부의 뒤늦은 대처에 기인했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지난 8일 뉴욕타임스(NYT)는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3월 1일 뉴욕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인 1월 말~2월 중순에 이미 뉴욕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연히 퍼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대학(NYU)의 유전학자 아드리아나 헤기 연구팀은 뉴욕 지역 확진자들에게서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를 분석해 뉴욕에 퍼져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온 것이 아닌 유럽 지역에서 전파됐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분석은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했던 방침이 빗나갔음을 암시한다. 1월 말 미국의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서둘러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를 조치한 후, '미국은 안전하다'면서 3월 중순까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 한 달간 코로나19는 높은 인구 밀도 등 뉴욕시와 뉴욕주의 도시 환경을 틈타 광범위한 지역감염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미국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뉴욕시에는 1평방 마일(약 1.6㎢)에 2만8000명이 거주해 미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전했다. 뉴욕 다음의 인구밀도를 가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조차 1평방 마일에 1만7000명이 거주하기에 뉴욕시는 코로나19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체는 뉴욕과 미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유동인구가 비슷하지만, 밀집도는 다르다는 연구도 인용했다. 뉴욕에서 평일 하루 50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이는 LA에서의 보름간 유동 인구 규모와 맞먹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뉴욕시 등의 급격한 확산세로 집중치료 병상수(ICU)와 의료용품이 부족해지며 의료 붕괴 현상도 일어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월 초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 뉴욕시에는 1600개의 ICU가 있었고, 지난 10일에는 3500개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뉴욕주에서는 ICU병상이 필요한 환자가 4504명에 달했다.
당시 쿠오모 주지사는 향후 몇 주간 뉴욕주의 의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14만개의 일반 병상과 3만개의 ICU, 4만개의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주 들어 뉴욕주의 사망자와 입원환자 수 증가 폭이 다소 완화하고는 있지만, 외신들은 병원에서 각종 의료용품 재고가 바닥나는 등 뉴욕의 의료 여건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주 당국 역시 코로나19 대응에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조기 경제 재개가 간신히 잡아가는 확산세에 다시 불을 붙일까 우려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