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한국 총선, 코로나19가 승패 갈랐다"

2020-04-16 15:20
현 정부 코로나19 사태 대처 관건
'국난극복' 강조 여당 압도적 승리
야당 '문재인 심판론' 걸림돌 작용

[사진=신화통신]


"서울 종로구 사직로 거리. 황교안의 선거 현수막이 철거되고 분홍색 포스터는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몇 시간 전 한국 최대 야당의 대표였던 그는 사퇴를 선언했고, 이때 여당은 국회에서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16일 관영 중국신문망이 전날 치러진 한국의 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결과를 보도한 기사의 첫 대목이다.

중국 언론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거대 여당이 된 사실에 주목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여야의 대응이 승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중국신문망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선거를 치른 더불어시민당이 300개 의석 중 180석을 확정했다"며 "여론은 이를 압도적 승리라고 일컫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해 '조국 사건'이 문재인 정부에 악영향을 미치고 지난 2월 전염병 확산 초기 마스크 부족 등도 여론의 비난을 받아 선거 전망이 우려됐다"며 "3월 들어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는데 (코로나19 방역 관련) 강력한 조치로 정부 지지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선거 전 '국난 극복' 구호를 외치는 여당이 중요한 선거구의 여론조사에서 앞서기 시작했다"며 "전날 개표가 40% 정도 진행됐을 때 이미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덧붙였다.

왕성(王生) 지린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중국신문망에 "코로나19 사태가 분수령이 됐다"며 "여당이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성실한 관료들을 선택하며 점수를 얻은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여당 심판'은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관찰자망은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관련) 문재인 정부의 대처에 대한 평가로 인식됐다"며 "한국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은 국가 중 중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하루 신규 확진자를 두 자릿수로 억눌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당의 구호는 '국난 극복'이었고 야당은 '문재인 정권 심판'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임기 중간에 실시된 '중간 고사'에서 대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중국중앙방송총국의 온라인판인 앙광망(央廣網)은 "여당의 압승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중 추진해 온 사법개혁이 속도를 내고 보수 진영은 조기에 당내 권력 투쟁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