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하루 앞두고'... 北, 순항미사일 40여분 발사·전투기 공대지 사격도

2020-04-14 15:13
순항미사일 수발 발사... 비행거리 150㎞, 유엔 대북 결의 위반은 아냐
수호이(SU) 및 미그(Mig) 계열 전투기 공대지 무장 발사... 공군 능력 과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과 남한 총선을 하루 앞두고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발을 14일 발사했다. 지난달 29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16일 만이다.

한동안 중단됐던 전투기 기동훈련도 감지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 "(북한이)이날 오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오전 7시부터 40여분 동안 이어졌다. 발사 원점에서 표적지역까지의 거리는 150㎞ 이상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이날 발사체가 순항미사일로 판명되면, 2017년 6월 8일 지대함 순항미사일 발사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북한 순항미사일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북동 방향으로 최고 고도 약 2㎞, 비행 거리 약 200㎞로 비행했다.

순항미사일은 일반적인 항공기와 비슷한 비행 원리와 궤적을 갖는다. 주로 제트 엔진을 탑재하는데,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어 사거리 확보에 훨씬 유리하다. 속도는 항공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적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 대기권 안팎을 비행할 수 있지만, 순항미사일은 대기권 내에서만 비행한다. 성능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자랑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바로 순항미사일이다. 토마호크는 함정에서 주로 발사되며 사거리는 500㎞가 넘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제 Kh-35E 우란(Uran) 대함 미사일을 역설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h-35는 길이 3.85m, 사거리 130㎞, 최고속도 마하 0.8, 무게 480㎏(고폭탄두 중량 145㎏)에 관성 항법과 능동 레이더로 유도되는 미사일이다.

문제는 북한 순항미사일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CTR) 규정이나 유엔의 대북 결의에 위배되지 않아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MCTR 측은 무게 500㎏ 이상의 탑재체를 300㎞ 이상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우주발사체 등 로켓 시스템, 그리고 순항미사일과 무인 비행체 시스템의 국제 이전을 통제하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지대함 순항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제 제재를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미사일 다종화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북한 공군기들의 활동도 관측됐다. 수호이(SU) 및 미그(Mig) 계열 전투기 편대가 비행 훈련을 진행했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는 수호이 계열 전투기가 공대지 무장 발사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정보 당국은 발사체 제원 등 관련 사항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아침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