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기업 전성시대] 코스닥 불성실공시 증가세

2020-04-13 12:23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의 공시위반 건수가 증가세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환매사태에서 드러난 불량기업들의 부정적 행위를 막을 수 있는 1차 안전장치가 공시인 만큼 위반 기업에 대한 강도높은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11일까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거나 지정예정을 알린 공시는 7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건 대비 8건(11.76%) 늘어난 수치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공시위반 건수는 지난 2017년 1월초부터 4월 10일까지 56건, 2018년 같은기간 63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상습적으로 공시를 위반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2회 이상 공시를 위반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알린 공시 건수는 1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1건)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법인이 불성실공시로 인한 최근 1년간 누적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대응안을 내놨어도 공시위반으로 인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 기업들도 여전하다.

우선 15점을 넘은 기업들은 한프(29점), 이엘케이(18.75점), 이매진아시아(18점), 더블유에프엠(17.5점) 등이다. 특히 한프는 지난 4월 7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태다.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분쟁소송) 지연공시 △해산사유발생(종속회사의 주요경영사항) 지연공시 △회생절차개시신청 취하 △소송 등의 판결·결정 지연공시 등 총 4건이다.

10점 이상의 고위험 기업들도 문제다. 현재 라이트론(12.5점), 미래SCI(12점), 럭슬(11.5점), 아리온(11점), 에스제이케이(11점), 비덴트(11점), 녹원씨엔아이(11점), 녹원씨엔아이(10.5점), 유니맥스글로벌(10점) 등이 벌점 10점 이상이다.

올해 불성실공시로 지정된 상장사들을 보면 럭슬은 지난 2월 12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대출원리금 연체사실이 발생했다는 공시를 늦게 낸 게 이유다. 4월 7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아리온은 유상증자 납입기일을 작년 9월에서 올해 3월로 6개월 이상 변경해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시위반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신규상장법인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위반건수도 함께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거나 회사 내부 문제가 발생했지만 주가하락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숨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불건전 공시에 대한 후속조치도 필요하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대책이 시급하다”면서 “현재 벌점제를 더욱 강화해 불량기업들의 빠른 퇴출을 유도하고, 공시평가 우수 기업들은 혜택을 주는 당근과 채찍안이 동시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장실질심사 마친 라임 본부장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