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전문가 10인 판세전망…與 "130석∼160석" vs 野 "100석∼145석"

2020-04-13 00:00
이틀 남긴 4·15 총선, 막판 판세 전망
선거법 개정으로 소수 정당 설자리 감소
부동층 표심 따라 양당 추가득표 기대

 

'거대 양당의 전쟁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본 투표 전 마지막 휴일인 12일 실시한 판세 전망에서 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은 여당의 '백중 우세'를 점쳤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과 네거티브전, 수도권 혼전 지역 등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4년 전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한 여론조사기관의 예측은 빗나갔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 및 정치학 교수들이 꼽은 상수는 '제3정당의 돌풍은 없다'였다. '제3정당'이 출현했던 지난 20대 총선(2016년)과 달리 이번 총선은 거대 양당 간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코로나19 與 유리"··· "그레이보터 野 지지"

본지가 이날 김능구 e윈컴 대표이사, 김용호 경희대 특임교수, 민병홍 정치칼럼니스트,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 최광웅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장,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가나다순) 등 10인에게 ‘21대 총선 각 당 의석수 전망’을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최소 130석 안팎∼최대 160석'을, 미래통합당은 '최소 100석∼최대 145석'을 차지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제3정당이 무너진 상황에서 스윙보터(부동층) 표심이 거대 양당으로 분산되면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지난 총선 때보다 20~30석, 10~15석씩 더 가져갈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이 민주당 백중 우세를 꼽은 이유로는 코로나19에 따른 '보수 야당의 정권심판 무력화', '힘 받는 정권 지원론' 등이 꼽혔다.

특히 중도층 표심이 여당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촛불혁명 이후 범여권 층이 두터워져 30%까지 굳혀졌다"면서 "진보가 망가지고 보수가 거듭나지 않으면 이러한 분위기는 바뀌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당 우위를 점친 최광웅 데이터정치경제연구소 원장은 "기본적으로 (총선은) 정권심판 선거로,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역설적으로 코로나 사태를 정부가 잘 극복해서 어르신들이 열심히 투표할 것이다. 노인유권자가 200만명 늘어났는데 여당에 호재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이른바 '그레이보터(60대 이상 노년 투표층)'는 1200만9494명에 달한다. 역대 선거에서 60대 이상 노년 투표층이 1000만명을 웃돈 것은 처음이다.

◆"선거법 개정으로 4년 전 '녹색돌풍' 없다"

여야 중 어느 쪽도 '압승할 요인이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조심스럽긴 한데 차이가 예상보다는 크지 않으리라 본다"고 전했다.

제3당의 위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출현의 명분을 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38석을 차지, 제3세력 녹색 돌풍을 이끌었다.

김능구 e원컴 대표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내걸면서 소수 정당의 파이는 더 줄어들었다. 정당 정치의 위기"라며 "총선이 끝나고 시민사회에서 이 부분(위성정당)을 제대로 짚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상당히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거대 양당의 강세 속에 민생당·정의당 등은 지역구에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민생당·정의당·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최소 지지율인 3%를 겨우 넘겨 5~10석의 의석을 나눠 가져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지난 10~11일 양일간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사전투표율은 26.69%(4399만4247명 중 1174만2677명 투표)로 전국단위 선거에 사전투표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