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고구려 사신 그려진 우즈베키스탄 궁전벽화 과학적 분석 마쳐
2020-04-11 00:00
고대 한국인이 중국 너머 중앙아시아서 활동한 것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
고구려 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가 베일을 조금씩 벗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0일 “고구려 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쳤다”며 “벽화 파편 11점을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아프로시압 박물관은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역사 문화유적지인 사마르칸트 지역에 있는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고구려와 티베트, 당나라 등 외국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궁전벽화가 소장돼 있다. 이 벽화 속에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포함돼 있어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때 직접 방문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내로 들여온 벽화 파편들에 대한 전자현미경 분석, X선 형광분석‧회절분석, 열분석 등 과학적인 분석을 다양하게 시행했으며, 그 결과 벽화의 제작기법과 청색·적색·흑색 등 채색 안료의 성분과 광물 조성,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벽화 시료의 모든 바탕에는 석고가 사용됐고 △청색 안료의 경우에는 청금석, 적색 안료는 주토가 사용됐으며 △흑색은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하여 채색했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한, 열분석 결과 벽화 표면의 물질이 아크릴 계열의 수지로 밝혀져, 현대에 들어 벽화의 채색층 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를 사용하여 보존관리 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이번 벽화 시편 분석연구는 고대 중앙아시아 채색 안료의 재료적 특성 등 기초자료를 확보해 현지 벽화 보존을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상세한 분석결과는 3개 언어(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로 정리한 책자로 제작해 앞으로 양국 간 심화연구 뿐만 아니라 벽화 보존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궁전벽화가 고대 한국인이 한반도를 넘어 중국과 그 너머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이번에 도출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보존처리 설명서 제작과 국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한, 공적개발사업(ODA)을 통한 사마르칸트 지역의 박물관과 보존처리실 개선, 보존처리 전문가 기술 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