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바이오] '치료제 개발' 소식에 주가 뛰지만··· "섣부른 투자는 금물"
2020-04-09 08: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세계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기업들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녹십자랩셀은 전 거래일보다 2200원(4.47%)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강세를 보였다. 회사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녹십자랩셀 주가는 녹십자 그룹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했다. 녹십자는 현재 중증·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하반기 상용화를 위해 임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바이오기업은 녹십자만이 아니다. 셀트리온그룹도 항체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회복환자 혈액에서 항체를 확보해 오는 7월 말까지 인체 투여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치료제 개발 착수 후 자회사인 셀트리온 제약 주가도 급등하며 8일 기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7위까지 뛰어올랐다. 이들 외에도 코미팜, 심풍제약, 진원생명과학 등이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주식으로 알려지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증권업계와 바이오업계에서는 치료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치료제 개발 착수로 단기적 주가는 상승할 수 있지만 실제 상용화까지 도달하려면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는 최소 연 단위 준비가 필요하며 당국과의 협조를 통해 기간을 단축한다고 해도 실제 환자에게 투약 가능한 단계까지 가기 위해선 1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공 가능성이 크다 하더라도 기업의 장기적 실적 상승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수많은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든 이상 치료제 개발의 성공 여부보다는 상용화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이 렘데시비르, 칼레트라 등 해외 다국적 기업의 치료제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200개 이상의 코로나19 임상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등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단순히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수익성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며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만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말하기엔 섣부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