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가 재정 '빨간불'...2조4000억 덜 걷혔다

2020-04-07 10:02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4월호'...국세수입 10.3조
코로나19 대응 조기 집행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 확대

지난해 5년 만에 세수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올해도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 올해 1월에 이어 2월에도 국세가 전년보다 2조4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며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31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7일 펴낸 '월간 재정동향 4월호'를 보면 올해 2월 국세 수입은 10조3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조8000억원 감소했다. 1~2월 누계 국세 수입은 4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2조4000억원 줄었다.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세수진도율은 전년보다 0.7%포인트 떨어진 16.1%를 기록했다. 세수진도율은 정부가 일 년 동안 걷으려고 목표한 세금 중 실제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지방소비세율이 기존 15%에서 21%로 인상하면서 부가가치세가 줄고, 경정청구 환급 등으로 법인세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부가가치세는 4조8000억원 적자를 보이며 전년동월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수출·설비투자 등에 대해 환급신고일로부터 15일 이내(1월 말~2월 초) 환급액을 지급하는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법인세 세수는 4000억원으로 경정청구 환급 등에 따라 지난해 같은 때보다 6000억원 덜 걷혔다.

소득세는 전년동기대비 1조2000억원 증가한 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거래가 2018년 12월 16만7000건에서 2019년 12월 23만7000건으로 42.0% 증가하며 양도소득세가 늘었다.

유류세 한시 인하가 끝나면서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작년 2월과 동일한 1조3000억원이 걷혔다.

2월 누계 기준 세외수입은 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조원 늘었고, 기금 누계 수입은 2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7000억원 증가했다.

국세 수입에 세외수입·기금수입·세입세출 외 수입을 반영한 총수입은 26조5000억원으로 작년 2월보다 5000억원 늘었다. 1~2월 누계로는 전년동기대비 3000억원 증가한 7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지출은 53조1000억원으로 작년 2월보다 8조2000억원 늘었다. 1~2월 총지출은 10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조7000억원 증가했다.

재정은 더 악화했다.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인한 경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한 결과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월 기준 26조6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9조3000억원 적자다.

1~2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26조2000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14조4000억원, 14조7000억원 감소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월간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2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25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3조5000억원 늘었다. 기재부는 국고채권 잔액이 12조5000억원 늘었고, 국민주택채권 잔액도 5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2020년 관리대상사업 총 307조8000억원 중 2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66조8000억원으로, 집행률은 전년보다 1.0%포인트 늘어난 21.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