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준비하는 기업들] ① 네이버 "원격수업은 클라우드 점유율 확장 기회"

2020-04-06 15:15
원격교육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서비스 클라우드로 제공... 국내 공공(교육)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네이버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 확대의 새 원동력으로 원격교육을 택했다. 원격회의, 단체방, 서버 등 원격교육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에서 패키지로 제공해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될 원격교육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내부 관계자 회의에서 오는 9일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개학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사의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를 일선 학교에 무료로 제공하고, 전국 초·중학생들이 동시에 접속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인프라 서비스(IaaS) 확충 및 점검에 나섰다.

먼저 네이버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협력해 초·중학생용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학습터'의 동시 접속인원을 기존의 5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e학습터는 지난 2018년 KERIS가 네이버의 클라우드인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을 활용해 구축한 교육 시스템으로, 일선 초·중학교 교사가 원격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과정을 올리는 사이버 공간이다.

코로나19 이전 하루 4만명 수준이던 e학습터 동시 접속인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70만~80만명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동시 접속인원이 하루 100만명을 넘자 홈페이지가 멈추는 경우도 잦아졌다.

이에 네이버와 KERIS는 NCP를 통해 e학습터의 동시 접속인원을 글로벌 클라우드와 대등한 300만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온라인 개학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는 전국의 초·중학생이 일시에 몰려도 감당할 수 있는 수치다.

또한 네이버는 기업용 원격회의, 단체방 서비스인 '라인웍스'를 일선 학교에 무료로 제공한다. 라인웍스는 최대 200명이 한 방에 모여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 특정 화면(칠판, PPT)을 강조하는 기능과 수업에 불청객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는 보안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일선 학교가 온라인 쌍방향 강의용 서비스로 택한 줌은 보안 전문가로부터 '줌 폭격'이나 중국으로 데이터 전송과 같은 문제를 지적받고 있어 국내 원격교육을 책임지는 서비스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라인웍스가 익숙지 않은 선생님들을 위해 네이버의 모임용 소셜 서비스(SNS)인 '밴드'에서도 원격수업과 단체방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밴드는 참가 인원에 제한이 없는 원격수업 기능을 제공하고, 출석체크, 과제 제출 등 수업에 꼭 필요한 부가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이미 일선 대학교의 토익 교양 수업, 사설 학원의 쌍방향 온라인 수업, 어린이 공부방의 숙제 인증 등에 밴드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교육용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원격수업 확산으로 올해 10조원 규모 돌파가 유력시되는 국내 에듀테크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B2B인 라인웍스와 B2C인 밴드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등 사내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 보이는 만큼 네이버가 온라인 쌍방향 강의에 적합한 서비스를 꼭 짚어 지정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유은혜 교육부 장관(부총리)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면 한국이 미래형 원격수업과 에듀테크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해 코로나19 이후에도 원격수업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피력했다.

 

세종시 한결초 교사가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출석을 체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세종교육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