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한반도 평화시계…“통일 필요없다” 부정 인식↑

2020-04-04 00:00
대통령 직속 민주평통 1분기 여론조사 결과 발표
"남북통일 필요하다" 응답률, 1년 만에 70% 아래로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한반도 평화 시계가 사실상 멈추면서, 급물살을 탔던 남북관계도 소상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통일이 필요 없다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수가 점차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직속 통일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는 3일 올해 1분기 국민 통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이같이 전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북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69.2%,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28.7%로 집계됐다.

설문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69.2%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이는 지난 1분기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76.2%였다.

하지만 해당 비율은 꾸준히 하락했고, 올해 1분기에는 1년 만에 처음으로 70% 아래로 추락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9월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남북통일이 언제쯤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4.5%에 달해 지난 1분기의 20.9%보다 3.6%포인트가 늘었다.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되고, 잘살게 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공감 여부를 묻는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답한 사람이 39.2%에 달했다. 이 역시 지난 1분기의 33.3%보다 늘어난 수치다.

향후 남북관계의 전망에 대해선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설문 대상자 중 47.4%가 앞으로 남북관계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지난 1분기의 30.7%에서 무려 16.7%포인트가 뛴 것이다.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본 사람은 40.3%,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8.4%였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노골적으로 남측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북한이 국경을 닫고, 국제기구와의 협력에 ‘무응답’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국경의 문을 열고 대외활동에 적극적이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문을 닫고, 초대형방사포 등 무력도발을 감행하는 것이 ‘남북통일’의 기대감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19 관련 대북(對北) 지원 방식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지원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지원’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3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부 차원의 지원(23.2%) △지원하면 안 된다(22.2%)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14.3%) 순이었다. 또 응답자 53.4%가 북한과의 보건 분야 협력이 향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남북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22.4%)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 19 대응 등 보건 분야 협력(18.3%) △개성공단 및 개별관광 재개(17.3%)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 지대화(11.4%)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추진(9.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사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공]